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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기술로 고립 탈피… 글로벌 영향력 키우는 러시아
유엔·미국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국가 선택
발전소 건설 기간 10년, 수명 60년
국가간 장기 우호관계 설정 불가피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4 13:04:51
▲ 러시아 로사톰이 튀르키예에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 전경.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전 세계적인 왕따 국가가 된 러시아가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를 통해 예상치 못한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쟁 뒤 서방의 제재 강화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자 전통적으로 강한 산업 부분이자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원전 사업을 이용해 핵심 외교 전략으로 공략하고 있다. 
 
영국 파이내셜타임스(FT)는 ‘원자력이 러시아가 새로운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는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도 원자력 분야에서는 전 세계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원자력 기술력이 우호 국가를 포섭하는데 유리한 도구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는 방글라데시· 베트남·북한 등 전력생산이 필요한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려 수년간의 준비 끝에 2017년 원자력발전소 본공사에 착수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 원자력위원회(BAEC)가 주관하는 원전 건설은 러시아 원자력 공사 로스아톰의 기술 지원을 받아 이뤄진다. 
 
베트남도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추진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을 수행한 알렉세이 리카체프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최고경영자는 베트남 정부가 과거 중단한 원전 건설을 다시 검토하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에도 “우주·생물·평화적 원자력·인공지능·정보기술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하여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키며 공동연구를 적극 장려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북한은 핵을 군사적으로 이용해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민수분야 원자력 협력을 하는 것은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FT는 “원자력 발전은 지금까지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부문은 (러시아가 상대국과) 장기적인 정치적 유대를 형성하고 푸틴 정권을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수 명지대 사회과학 교수는 “러시아가 원전 기술력을 북한에 이전해 준다고 한다면 북한 입장에서 안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러시아의 첨단·기술이나 원천 기술 같은 원전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유엔의 영향력이나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고 경제 제재에도 서로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라만 꽂고 있는데 이게 바로 중국과 베트남이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을 두고 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은 국가 간 장기 우호 관계 설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력발전이 국제관계에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초장기 프로젝트인 점이다. 과거 석유나 가스 파이프라인보다 관여도가 높고 장기계약이 필수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독일 등 북유럽국가들은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러시아산 파이프관을 통한 가스공급계약을 끝내고 다른 공급망을 찾았지만 원자력은 그러한 변화가 어렵다. 가장 먼저 비용도 문제지만 건설 기간이 10년이다. 시작하고 시험가동까지 10년이 걸리고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은 60년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번 계약이 시작되면 장기 수선관리를 러시아가 맡을 경우 최소 70년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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