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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모디 포옹… ‘제재 돌파’ ‘값싼 에너지’의 절실한 양자 연대
서남아 패권국으로서 독자 행보… 러·印 경제밀월 가속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0 17:20:47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9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연합
 
이번 러시아·인도 정상회담은 복잡한 현 국제정세의 일면을 보여준다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제재를 극복할 돌파구, 성장가도를 위한 값싼 에너지 확보 등 저마다의 절실함이 두 나라 정상을 만나게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양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모디는 우크라이나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했으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진 않았다
 
인도는 서남아시아 지역의 패권국이다. 냉전시대 비동맹의 좌장격으로 동서 진영과 다 소통했으며 오늘날 미국·일본·호주와 안보동맹 쿼드를 함께할 만큼 서방세계의 주요 일원이지만 독자적 행보로 국익을 추구해 왔다. 세계 최대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국경을 맞댄 오랜 숙적 중국 이외엔 두루 친하게 지낸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모디를 향해 평화적인 방법의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모색 노력 등 가장 심각한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여 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이틀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모디는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폭탄·미사일·소총이 평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대화를 통해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무고한 어린이들의 죽음과 고통을 떠올리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모디의 발언에 무게가 실렸다. 그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 아동병원 공습과 다수의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 방공미사일 소행이라고 반박했으나 이런 와중에 모디가 러시아까지 푸틴을 만나러 간 것 자체가 서방세계로선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모스크바 외곽의 대통령 관저 노보-오가료보, 일명 제2의 크렘린궁에서 두 정상이 다양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보도됐다러시아 측 공개 영상엔 노타이 차림의 푸틴과 인도 전통의상 차림의 모디가 차·과일이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 이야기 나누는 모습, 관저 정원 산책 장면 등이 나온다. 식사 때 인도식 상차림을 비롯해 여러 모로 극진한 대접이었다고 전해진다.
 
푸틴은 지난달 모디가 총선 승리로 세번째 임기를 시작한 것과 관련해 인도와 인도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며 치켜세웠고 올해가 양국 수교 77주년임을 들어 “각별한 특권적·전략적 파트너십 성격의 러시아·인도 관계”와 의미를 부각시켰다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브라질(BRICS)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결성한 브릭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란·아랍에리미트·에집트 등 추가 가입국에 이어 계속 세를 불리며 서방세계와 대치된 글로벌사우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브릭스 외에도 러·인 양국은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서도 경제밀월을 강화해 왔다
 
푸틴과 모디는 양국 무역과 에너지·경제 협력 발전을 한층 더 끌어 올릴 계획이다. 2030년까지 교역을 1000억 달러(138조 원) 규모로 늘릴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가스 협력을 강화하고 석유를 장기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러시아 주요 수출품인 에너지의 판로가 막혔을 때 인도의 대량 구매는 서방제재를 무력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경제건설이 급선무인 인도로선 저렴한 러시아산 에너지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모디는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며 청사진을 밝힌 상태다.
 
또한 두 정상은 러시아 박람회장의 원자력 기술 전시관을 둘러보는 등 에너지강국 러시아의 저력을 확인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인도에 원자력 발전소 6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러시아 대형 은행 VTB가 양국 간 결제 시 발생하는 문제를 풀고자 노력 중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2시간30분 동안의 정상회담 후 채택한 공동성명엔 외교와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 시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과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내용이 담겼다. 푸틴은 회담 후 모디에게 러시아 최고영예인 성안드레이 페르보즈반니 사도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모디와 푸틴의 포옹 장면 등으로 양국 간 우호의 질감이 재확인된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무리 모디 총리를 설득해 푸틴을 고립시키려 해도 소용 없었음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드러났다”며 당혹감을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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