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 참정권 보호한 상식적 결정” vs 국힘 “사법부, 민주당 압박에 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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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 파기환송심 연기 요구 받아들인 법원 결정’에 양당 희비교차
서울고법 “균등한 선거운동 보장” 대선 이후로 이재명 재판 연기
민주 “다른 재판도 연기해야”…국힘 “법치 위협·사법 인질극”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7 15:27:40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국토종주편'에 나선 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카페에서 'K-콘텐츠' 산업 진흥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하자 정치권에서는 희비가 교차한 모습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7일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재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원 내·외부의 어떠한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하여 공정하게 재판한다는 자세를 견지해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한 헌법 제116조를 근거로 이 재판을 모두 대선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이 후보 쪽은 이날 공판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 연기 결정으로 이 후보의 재판은 대선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최종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란종식-정권교체-민주정부 수립은 시대적 과제”라며 “역사의 물줄기는 누구도 바꿀 수 없다.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적었다. 법사위 소속 김용민 의원은 “당연하지만 잘 한 결정”이라며 “법원은 대선에서 손 떼라”고 경고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참정권을 보호하는 정상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진욱 의원은 “국민의 저항, 법원 내 양심적 판사의 목소리, 민주당 지도부 전략의 승리”라며 “조희대(대법원장) 사퇴와 다른 재판 연기(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서영석 의원은 “서울고법이 이 후보의 공판기일 변경 신청을 수용했으나 안심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쿠데타가 반복되지 않도록 그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은 법원이 민주당 압박에 굴복했다는 비평을 이어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법원이 이재명 민주당의 겁박에 굴복해 굴욕적인 기일 변경을 했다”며 “이재명 민주당이 저런 법을 만든다 한들 ‘위헌’”이라며 “잠시 재판을 멈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죗값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룰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는 요구도 모자라 선거운동 시작 전까지 연기하지 않으면 대법원장 탄핵까지 불사하겠다는 협박까지 쏟아내고 있다”며 “피고인의 재판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원 수장을 내쫓겠다는 발상은 사실상 사법 인질극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법치를 무너뜨려서라도 이재명을 지키겠다는 민주당의 폭주는 이제 국민과 헌법 모두를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법 위에 군림하려는 민주당의 오만한 폭주는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끝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의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 14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까직 기획한 민주당 행태를 반(反)헌법적 사고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학자인 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은 스카이데일리에 “민주당은 (법관들을 향해) ‘6만 쪽 기록을 대법관이 다 읽었냐?’며 전자문서 열람 기록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10인의 다수의견 대법관에게는 ‘챗GPT 수준의 판결’이라고 조롱하며 반대 의견을 낸 2인 법관은 ‘다 읽어보고 반대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대법원 법률심이 상고이유서·원심 판결문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기본마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은 헌법책 한 권은 읽었는가, 한 번이라도 읽었다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의 헌법책 읽기 인증사진 운동이라도 벌여라”고 일침을 가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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