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보다 점유율 선택한 배민, 교촌치킨 수수료 인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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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쿠팡이츠서 철수… 배민 수수료 혜택
가맹점주 동의율 90% 이상, MOU 체결 예정
배달앱 간 ‘브랜드 확보전’… “소비자 선택권 제한”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6 10:24:27

▲ 치킨 업계 3위인 교촌치킨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에서 빠진다. ⓒ스카이데일리

배달의민족(배민)은 그동안 힘들었다. “수수료가 높아서 못 살겠다”는 업체 푸념부터 “새벽배송에 이어 배달도 장악하겠다”는 쿠팡이츠의 도전까지 산 넘어 산이었다. 특히 자본으로 무장한 쿠팡이츠와 경쟁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배민은 과감하게 배달비를 할인하면서 쿠팡이츠에 뺏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3위 교촌치킨이 배민과 전략적 제휴을 맺었다. 핵심은 배민이 수수료를 낮추되 교촌치킨이 쿠팡이츠 배달을 포기하는 것이다. 교촌이 쿠팡이츠를 배제하고 배민을 통해서 배달하기로 한 만큼 배민과 쿠팡이츠의 단독 입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26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배민은 요기요와 땡겨요(공공배달앱)을 통해서만 교촌치킨을 배달하자고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교촌치킨 배달도 허용한다는 점에서 독점 입점이라기보다 쿠팡이츠 제외로 볼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교촌치킨이 배민과 손잡고 쿠팡이츠에서 철수하는 전략은 수수료 절감을 노린 결정이지만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배민 입장에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면서까지 치킨 업계 3위 브랜드를 자사 플랫폼에 묶으려는 ‘가두리 전략’이다”고 평가했다.

쿠팡 와우회원에게 배민의 유료 멤버십(월 4900원)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 배민이 배달업계에서 부동의 1위지만 경쟁사 쿠팡이츠와 비교하면 불리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수익률보다 점유율을 선택한 배민은 교촌치킨에 가맹점주 우대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수수료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배민이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배민 입점업체들은 매출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고 7.8%의 차등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교촌치킨은 배민의 제안을 가맹점주들에게 공지했고, 90% 이상이 배민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의 우대수수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맹점주들은 배달 플랫폼으로 인한 매출 중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달한다. 가맹점주들의 배달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만 교촌치킨은 개별사업자인 가맹점주들의 쿠팡이츠 사용을 제안할 순 없어 가맹점주의 선택에 맡겼고, 교촌 가맹사업자가 쿠팡이츠에 입점할 경우 배민의 우대수수료 혜택을 못받는 걸로 알려졌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 입점 여부에 따라 우대수수료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배민에게 제안을 받아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공지해서 동의를 받았다”며 “이번 주 내에 MOU를 체결할 예정이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가맹점주들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우아한형제들은 자사 부담으로 교촌치킨 할인 행사를 하는 등 점주의 매출 확대와 소비자 부담완화를 위한 지원도 계획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입점 업주의 성장과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배달플랫폼과 프랜차이즈가 전향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2~3년간 협약을 유지할 방침이다.

배달 앱 시장에서 쿠팡이츠의 맹추격을 받는 배민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단독 입점을 계획한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업계 2위였던 요기요를 제치고 올 1월 처음으로 월간이용자수(MAU) 1000만 명을 넘는 등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도 배민이 약 58%, 쿠팡이츠가 24% 수준인데 올해 들어 그 격차가 더 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쿠팡이 1400만 명에 달하는 유로 멤버십(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무료배달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배민도 OTT 티빙과 협약을 맺고 저렴한 결합형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 사례를 계기로 배달앱 플랫폼 간 단독 입점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단독 입점 경쟁처럼 앱 플랫폼도 독점 계약 경쟁이 확산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특정 플랫폼 단독 입점이 많아지면 소비자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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