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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에 어울리는 와인이 있을까?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의 하나인 순대와 레드와인은 매우 잘 어울린다. 필자는 종종 저녁을 먹지 못하고 야근하고 들어올 때면 집 앞의 분식 포장마차에서 순대에 간을 섞어서 1인분을 구입해서 레드와인과 함께 먹고 마시는데 그 페어링이 너무 좋다고 늘 느낀다.
대부분의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이 어떤 음식과 어울리는지, 아니면 반대로 음식에 가장 어울리는 와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궁금해한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자주 먹는 한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매운 떡볶이나 마라탕을 자주 먹는다. 매운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은 화이트와인이다.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을 마시면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맛이 두드러지고 와인의 알콜 또한 두드러진다.
매운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은은한 단맛이 살짝 느껴지는 화이트와인이다. 독일의 리슬링 와인, 프랑스의 케부츠트라미너 와인, 아르헨티나의 토론테스 와인 등 단맛이 과하지 않고 과실향이 느껴지는 와인들이 잘 어울린다. 약간의 단맛이 있는 와인은 즉각적으로 매운맛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반면에 너무 단 와인은 그렇지 못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탄닌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들은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레드와인을 마시고자 한다면 도수가 낮은 피노누아 정도가 잘 어울릴 수 있다. 독특한 것은 인도인들은 더운 날씨에 특히 매운 커리와 레드와인을 즐긴다고 한다. 우리 입맛에는 이해가 안 되지만 음식 페어링이란 일종의 오래된 습관과 연관되어 있다.
다음으로, 명절마다 먹게 되는 ‘전’에 어울리는 와인엔 어떤 것이 있을까? 기름진 음식에는 탄닌 성분이 풍부한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말벡 와인에 풍부하게 담겨 있는 탄닌의 떨떠름한 맛이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감소시켜 준다.
산미감이 좋은 화이트와인과 스파클링와인도 전과 잘 어울린다. 화이트와인의 산미감은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 주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뉴질랜드와 칠레의 소비뇽블랑이나 포르투갈의 비뉴베르데와 스페인의 까바, 이탈리아의 수프만테 스파클링이 좋은 페어링을 보여준다. 산미감 있는 리슬링, 피노 그리 등은 신맛이 강한 음식이나 짭짤한 음식에 두루 잘 어울린다.
명절 때 먹는 갈비찜·불고기에는 일반적으로 단맛이 없는 드라이한 레드와인이 대부분 잘 어울린다. 고기의 느끼함과 단맛을 탄닌감이 있는 레드와인이 상쇄시켜 주기 때문이다.
감칠맛이 풍부한 간장, 된장, 그리고 고추장을 넣어 만든 요리에 좋은 페어링은 산미감과 스파이스 풍미가 좋은 피노누아 와인이다. 피노누아 와인은 대부분의 한식과 무척 잘 어울린다.
생선구이에는 화이트와인이라는 선입견을 버리면 피노누아와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치회에 잘 어울리는 와인은 균형감과 다양한 풍미가 있는 프랑스 론 지역이나 랑그독 지역의 레드와인이다. 이 둘은 의외로 좋은 페어링을 보여준다.
음식과 와인을 매칭할 때 한쪽이 너무 압도하기보다는 좋은 반려자 같은 페어링이 되는 게 좋다. 풍미가 강한 음식엔 깊은 바디감이 있는 레드와인이 잘 어울리고, 섬세한 요리엔 맛과 향의 균형감이 있는 우아한 와인을 페어링하는 것이 좋다.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균형과 조화다. 습관 들이기 나름이지만 삼겹살과 산미감있는 소비뇽블랑, 오크에 숙성시키지 않은 샤도네이도 잘 어울린다. 고기에는 레드와인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고 다양한 와인과 페어링을 시도하다 보면 의외로 잘 어울리는 조합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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