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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년 초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당 제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과 상용(재래식) 무력 병진 노선”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핵 중심의 국방 전략을 넘어 재래식 무기 현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14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1~12일 국방과학원 장갑방어무기연구소와 전자무기연구소를 잇따라 시찰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 9차 대회에서는 핵무력과 상용무력 병진 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국방과학원이 강군 건설 노선을 받들고 상용무력을 현대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핵탄두·극초음속 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 개발을 중점 추진해왔다. 이번 노선 전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신 재래식 무기가 전쟁 승패를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핵무기를 억지 수단으로 삼는 동시에, 실제 전장에서 활용 가능한 재래식 전력을 강화해 실전 수행 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현장 시찰에서 신형 능동방호체계의 시험을 참관하고 “장갑 무력의 전투력이 비상히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체계는 반탱크 미사일 등 각종 공격에 대응해 자동 요격하는 장비로, 러·우 전쟁 교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저격수 부대의 사격 훈련을 참관하면서 저격수 양성 확대와 전군적 편제 방안을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군사훈련을 ‘핵·재래식 병진’ 노선 정당화에 활용하는 동시에, 이재명 정부의 대미 종속성을 부각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재래식 전력 현대화를 통해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병진 정책의 필요성을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 수정은 단순한 국방 차원을 넘어 방산 수출 확대 등 경제적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미 2023년 ‘국방경제사업’을 언급하며 무기 수출 본격화를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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