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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부동산 편중을 줄이고 혁신·중소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역할을 대폭 손질한다. 모험자본은 기술·벤처기업 등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불확실성이 큰 기업에 고위험을 감수하고 공급하는 장기 투자자금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오후 제20차 정례회의에서 모험자본 공급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하고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을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투사로, 키움증권을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종투사로 각각 지정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발행어음과 IMA 업무를 영위하는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의무’를 부과한 점이다. IMA는 고객이 맡긴 자금을 통합 운용해 실적에 따라 수익을 돌려주는 계좌다. 중도해지 시에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대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 발행어음·IMA를 보유한 종투사는 조달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중견·벤처기업 증권 및 대출, A등급 이하 채권(대기업 계열 제외), 벤처·신기술조합, 각종 정책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에 공급해야 한다. 의무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반대로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는 기존 30%에서 2026년 15%, 2027년 10%로 줄어든다.
금융위는 이 같은 의무 규제가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도록 중견기업·A등급 채권 투자는 전체 모험자본 실적의 최대 30%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중소·벤처, 비우량 채권, 정책펀드 등에 실제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새로 종투사로 지정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은 연내 발행어음과 IMA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종투사와 함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도 받았다. 금융위는 종투사 지정요건을 강화해 자기자본 기준을 2개 사업연도 연속 충족하도록 하고 단계별 종투사 지위를 최소 2년 이상 유지해야 상위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등 건전성 장치도 마련했다.
코스닥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병행된다. 신규 종투사 3곳은 코스닥 전담 리서치 조직을 확대하고 분석 기업 수와 보고서 발간 건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다른 종투사들도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통해 리서치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모험자본 공급실적을 분기마다 점검하고 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종투사와 함께 우수 사례를 공유해 제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과 종투사 지정·단기금융업 인가가 증권사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중소·중견·벤처기업과 코스닥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통로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모험자본 확대가 과도한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도 함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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