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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인이 아닌 이사회 결의는 무효이고 허위공시다.”(조카)
지사제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이름난 동성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창업자(이선균) 막내아들인 이양구 전 회장(외삼촌)과 외손자 나원균 전 대표(조카)의 다툼은 법원과 한국거래소로까지 번졌다.
동성제약은 서울회생법원에 채무자에 대한 빚을 갚을 수 있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신청했다. 회생절차란 빚이 많은 기업이 법원의 관리감독 아래 채무를 변제하면서 나머지 빚을 탕감받는 제도다. 법원으로부터 공동관리인으로 선임된 나원균 전 대표는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사회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27일 공시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홍보팀 관계자는 “공시 담당자가 자료를 검토하고 확인된 사실만을 올리기 때문에 공시가 허위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허위나 법 위반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정을 하기도 하고 불성실공시로 제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동성제약이 20일 회생절차폐지신청을 공시하자 나원균 공동관리인은 이사회 결의가 무효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해마다 적자에 허덕였던 동성제약은 2024년 10월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외삼촌(이양구)이 조카에게 대표이사를 넘기면서 경영권이 승계됐다. 그러나 조카에게 넘기기로 한 외삼촌 지분(14.12%)이 올해 4월21일 마케팅 업체 브랜드리팩터링에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바이백 옵션이 포함돼 경영권 다툼의 계기가 됐다.
고소가 난무하던 가운데 동성제약은 5월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 나원균 대표는 5월7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6월23일 나원균 대표와 외부인사를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했지만 조카가 채무 변제를 이유로 기업매각을 추진하자 삼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양구 전 회장 측은 8월 조카 나원균 관리인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맞서 동성제약 경영진도 삼촌 이양구 전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맞고발했다.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은 9월12일 주주총회를 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나원균 대표이사 해임에 실패했다.
조카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내세워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최대주주가 바뀌면 경영권을 되찾을 방법이 없는 삼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조건으로 법원에 회생절차 취소를 신청했다. 다급해진 조카와 유암코는 이사회 진행에 문제가 있다며 허위 공시라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허위 공시설에 대해서 묻자 브랜드리팩터링은 “이사회에 총 7명의 이사 중 4명이 참여해 4인 찬성, 반대 0으로 기업회생 신청 폐기를 결의하고 20일 이를 공시했다”면서 “회의에서 모든 사전 논의를 다 밝히지 못하고 간소화해서 진행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횡령과 배임 의혹으로 주식거래가 중단된 동성제약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동성제약이 내년 5월13일까지 주어진 개선기간 안에 상장적격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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