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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이 국경을 넘나들며 초국경 자금세탁의 통로로 악용됨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가 가상자산업계와 손잡고 본격적인 차단 작업에 나섰다.
FIU와 가상자산업계는 5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초국경 범죄 연루 의심 가상자산거래 분석 및 대응’ 협의회를 열고 동남아 범죄조직 연루 가능성이 높은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공동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FIU는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활동하는 범죄조직이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범죄자금을 유통·은닉하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업비트·빗썸 등 국내 5대 거래소와 함께 의심거래를 정밀 분석해 거래를 제한하고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영은 제도운영기획관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 기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T)와 글로벌 공조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FIU도 해외 FIU·금융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분석 역량과 지원 체계를 높여가겠다”라고 부연했다.
FIU와 거래소가 포착한 초국경 범죄자금의 주요 특징은 ‘실명 가리기’와 ‘피해자 명의 도용’이다. 캄보디아와 인근 동남아 국가 접경지역, 이른바 마약 밀매 루트로 활용되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조직은 실지명의 확인이 어려운 다수의 외부 지갑을 동원해 자금을 쪼개고 섞는 방식으로 추적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납치·유인 등으로 확보한 피해자 명의로 가상자산 거래 계정을 개설한 뒤, 범죄자금을 들고 나가는 통로로 악용하는 수법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이미 일부 고위험 해외거래소와의 연결고리를 끊은 상태다. 올해 5월에는 자금세탁 연루 의혹이 제기된 ‘후이원’ 거래소와의 입·출고 거래를 전면 차단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추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스크엑스’, ‘신비개런티’ 등 다른 고위험 거래소에 대해서도 입출고를 막았다. 아울러 1일, 정부는 캄보디아 스캠 단지 운여으로 알려진 ‘프린스 그룹’과 범죄조직 자금세탁에 관여한 ‘후이원 그룹’을 포함해 동남아 범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개인 15명과 단체 132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가상자산업계는 FIU에 범죄 연루 가능성이 높은 계좌를 범죄단서와 함께 제출하기로 했다. FIU는 각 거래소부터 접수된 의심거래를 추가 분석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필요시 검찰·경찰 등에 수사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범죄자금 연루가 강하게 의심디는 고객이 포착될 시에는 즉시 자금출처와 거래목적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소명이 부족할 때는 관련 계정의 거래를 제한해 범죄자금의 국내 유입·유출을 차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경 간 자강자산 거래에서 자금세탁 모니터링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금세탁 위험이 높은 해외 거래소와의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규제강화를 추진한다. FIU의 분석 결과 특정 계좌가 범죄와 연관됐다고 판단될 경우, 일정기간 계좌를 정지해 자금이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범죄의심계좌 정지제도’의 도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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