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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시진핑 중국 주석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닮은 꼴

부패척결 명분 정적 제거 시 주석…박 전 대통령 결말 맞을까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7-11-20 19:33:02

 
▲ 성헌식 역사 칼럼니스트(고구리역사저널 편집인)
2012년 국가주석에 오른 시진핑 주석은 제1기 임기 5년간 부패척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강력한 정적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와 저우융캉(周永康) 등 수많은 정적들을 제거하면서 빈자리를 자신의 수하들로 채웠다.
 
인민들에게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소강(小康)사회 실현의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신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대당성세(大唐盛世)를 재현해 중국의 꿈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열린 제19차 당 대회에서 제2기 임기 5년을 시작하면서 정치국 상무위원 7명 모두를 60대로 정함으로써 현재 중국은 5년 뒤 시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는 상태이다.
 
이는 시 주석의 제3기 임기 5년 연장 또는 총통제 장기집권을 위한 수순이거나 아니면 5년 후 형식적으로 주석직은 넘기더라도 강력한 섭정왕이 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이러한 시 주석의 행보는 공교롭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
 
▲ 마오쩌둥과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른 시진핑 주석 [사진=필자 제공]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최후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소장은 직속상관인 장도영 참모총장 등 수많은 정적들을 부패혐의로 몰아 숙청하고는 명실상부한 실력자로 등장했다.
 
‘경제개발5개년 계획으로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청사진으로 1963년과 1967년 2차례 국민투표로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경제를 부흥시키기도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철저하게 일인독재의 길로 나갔다.
 
대통령 중임제라는 헌법조항에 묶여 1971년 퇴임해야 했던 박 대통령은 집권연장을 위해 1969년 삼선개헌을 단행했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신민당 김대중 후보를 간신히 누르고 당선됐다. 이후 주변의 측근 모두는 박 대통령이 3번만 하고 더 이상의 개헌 없이 물러날 줄 알았기에 후계자 반열에 든 인사들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대중 후보의 예언대로 총통제로 장기집권을 하고자 했던 박 대통령은 자신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김종필과 윤필용에게 철퇴를 내렸고, 1972년에 유신개헌을 강행했다. 유신헌법의 주 내용은 대통령 임기 6년에 중임 제한의 철폐, 대통령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하는 간선제, 대통령에게 국회의원의 1/3 선출권과 긴급조치권 부여 등 그야말로 민주주의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마치 전제군주와도 같은 대통령이었던 것이다.
 
영구집권을 위해 민주주의를 철저하게 유린했던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은 최측근인 차지철 경호실장을 통해 일종의 환관정치를 행했다. 1979년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시위의 처리에 대한 토론·보고 중 박대통령이 자신의 무능력을 질타한 차지철 경호실장의 강경노선을 지지했다. 이에 절대절명의 위기로 내몰린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시해되고 말았다.
 
▲ 헌정질서를 파괴한 독재권력자의 최후 [사진=필자 제공]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은 닮은꼴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이 부패척결의 명분으로 정적들을 제거하는 과정, 시 주석의 소강사회와 일대일로의 청사진과 박 대통령의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내세운 ‘경제개발5개년 계획’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은 것도 판박이다.
 
시 주석이 자신의 사상을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으로 채택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최고권력자로 27년간 통치한 마오쩌둥(毛澤東)의 반열에 올린 것과, 박 대통령이 남북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명분의 유신헌법으로 전제군주 같은 대통령이 된 것도 거의 같은 맥락이다.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중임을 넘어 후계자 없이 3선의 임기를 하다가 장기집권체제로 가려고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죽기 전에는 잡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독재자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독재자에게는 천안문·부마사태 같은 반정부 시위가 기다리고 있다. 예전에는 군대로 강경진압하고 외부에 철저히 숨기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대명천지 인터넷세상이다. 그 다음은 무엇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 독재자 진시황제 저격 사건. 당시 궁궐 기둥은 원형이 아니다 [사진=필자 제공]
 
독재자에게는 항상 암살과 쿠데타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독재자는 항상 사람을 많이 죽이고 완력으로 언로를 차단하고 독단에 의해 정상적인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역사상 포악한 독재자를 꼽으라면 단연 진시황제일 것이다. 시 주석이 정적들을 차례로 제거해 일인독재체제를 만들었듯이, 시황제는 6국을 차례로 정벌해 전국시대를 통일했다. 그런 시황제에게는 역사상 3건의 암살 시도가 기록돼 있다.
 
자객의 대명사 형가의 암살 실패
 
제나라 명문가의 후예인 형가(荊軻)는 전국시대 위(衛)에서 태어났다. 기원전 230년경 군사력이 강하고 훗날 시황제가 되는 진나라 왕 정(政)에게 멸망당할 것을 염려한 연(燕)나라 태자 단(丹)은 자객을 보내 진왕을 암살하고자 했다. 전광이 그런 태자 단에게 형가를 추천했다. 전광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객 형가는 진왕 정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아봤다. 첫째로 연나라에서 가장 비옥한 곡창지대인 독항 지역의 땅을 바치는 것, 둘째는 과거 진나라 장군이었으나 진왕의 노여움을 사서 일족이 처형되고 연나라로 망명해온 번어기의 목을 바치는 것이었다. 이 정도 미끼면 진왕도 기꺼이 자신을 만나줄 것으로 판단한 형가는 태자 단에게 이 두 가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태자 단은 영토는 몰라도 망명해온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며 거절했다. 형가가 직접 번어기를 찾아가 설득하니 번어기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을 내주었다. 한편 단은 암살용 비수를 백금을 주고 구입했다. 독을 발라 시험해보니 과연 명검이었다.
 
진의 수도 함양에 도착한 형가가 독항 땅의 지도와 번어기의 목을 진왕에게 바치겠다고 하니 진왕은 크게 기뻐하며 극진한 예로 형가를 맞아들였다. 형가는 진왕에게 지도를 직접 설명해 주겠다며 가까이 접근했다.
 
두루마리로 된 지도를 풀자 지도 끝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단검이 나타났다. 형가는 단검을 잡고 진왕의 소매를 잡아 찔렀으나 아슬아슬하게 진왕이 피해 옷소매만 끊어졌다.
 
진왕은 황급히 허리에 차고 있던 장검을 빼려 했지만 검이 너무 긴 탓에 칼집에 걸려 빠지지 않았다. 당시 어전에는 신하나 병사가 무기를 휴대할 수 없었고, 왕명 없이는 함부로 전상에 오를 수도 없었다.
 
형가는 비수를 쥐고 진왕을 뒤쫓았고 진왕은 필사적으로 각진 기둥을 이리저리 돌며 도망쳤다. 이 때 각진 기둥 때문에 심한 어려움을 느꼈던 시황제는 궁궐의 기둥을 모두 원형으로 만들라고 명령해 지금까지 그대로 시행되고 있다.
 
진왕의 신하들이 “왕이시여 칼을 등에 지고 뽑으소서”라고 외치니 그제서야 진왕이 칼을 등 뒤로 돌려 간신히 빼내 형가의 다리를 내리쳤다.
 
형가의 단검은 진왕의 장검에 맞설 수 없었고, 형가는 진왕에게 다리를 베여 더 걷지도 못했기에 마지막으로 진왕을 향해 비수를 던졌으나 이마저 빗나가 기둥에 박혀버렸다.
 
암살이 실패했음을 깨달은 형가는 기둥에 기댄 채 주저앉으며 “내가 실패한 이유는 진왕을 죽이지 않고 협박해 빼앗은 땅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려 했기 때문이다”며 진왕을 욕한 뒤 처형됐다. 암살미수사건 후 격노한 진왕은 이듬해 기원전 226년에 연의 수도 계(薊)를 함락시켰고, 태자 단은 죽고 결국 기원전 222년 연은 완전히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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