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중심 실용외교” vs “美 우선주의”… 한미 정상회담 7월 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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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방위비 협상 등 실무 물밑 조율
상호 관세 유예 D-8…협상 지지부진
외교가, 7월 말 정상회담 어려울 수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30 13:25:42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넷째 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놓고 양국이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에서는 상호 관세 유예 시한 종료(7월 8일)를 앞두고 관세·방위비 분담 등 통상과 안보 전반에 걸친 핵심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어떻게 충돌하거나 조화를 이룰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30일 대통령실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7월 말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를 조율 중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미국은 △소고기 수입 규제 완화 △구글 정밀지도 반출 허용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요청 등 다양한 요구를 한층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7월 8일 종료 예정인 상호 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미국은 유예 연장 조건으로 한국의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 철강·자동차 등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며 관세 최소화를 요청하고 있으며, 농산물 분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관세 협상은 7월 중 전략적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당초 G7 정상회의(6월17일)와 나토 정상회의(6월24일)를 계기로 회담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과 중동 정세 등 변수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연된 관세 및 방위비 협상이 맞물린 복합 협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호 관세 유예 시한이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실무 협상은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전언이다.

▲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간 대화 조율 내역. 정리=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방미해 미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고위 관계자들과 잇달아 면담했지만, 정부는 “프레임워크(초기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에서 유예 시한을 90일 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언급된 만큼,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협상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부분적인 진전은 있으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 7월 초·중순 방미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의원연맹은 7월 20일쯤 먼저 방미해 의회 차원의 예비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도 국방비를 GDP의 5% 수준까지 증액하라는 요구를 시사했다. 한국의 국방비는 현재 GDP 대비 약 2.8%(약 66조 원)로, 5%로 증액할 경우 약 120조 원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방위비를 패키지로 협상하자는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 문제 역시 회담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대화와 억제의 이중 전략’을 추진하며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화의 여지를 닫고 있어 한미 간 인식 차이도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며 보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과의 3자 협력 또한 주요 의제다. 미국·한국·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민주주의·안보·번영 증진에 대한 공동 의지를 공유하고 있으며, 최근 ‘한미일 사무국’ 설립과 ‘프리덤 엣지(Freedom Edge)’ 다영역 훈련의 성공적 실시 등 3자 안보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방 당국 간 협력도 연례 합참의장 회의 및 장관 회의로 확대되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와 방어 역량 강화도 추진 중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 같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비판하며 새로운 다자 안보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밖에도 △반도체·신흥기술 공급망 △인도-태평양 전략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전략적 기술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무역·방위비 분야에서는 ‘일방적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할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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