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제주도에 추진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사업을 놓고 정치권·시민단체와 제주도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생태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되고 있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지대 해발 300~430m, 면적 125만1479㎡ 부지에 숙박시설·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대형 개발사업이다.
사업시행자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 주식회사(대표이사 김종수)는 친환경 숲 관광단지 조성을 목표로 사업비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36년 12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주) 62%, 이지스자산운용(주) 18%, IBK투자증권(주) 10%, 한화투자증권(주) 10%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인 김동선 한화호텔&리조트 부사장이 사업 추진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부지가 보전강화와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 해당하는 해발 300미터 이상 지역이라는 점이다.
20일 제주 더불어민주당 당원모임인 ‘국민주권 도민행동 실천본부,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문대림 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특히 사전입지검토 때 사업부지의 69.5%를 차지하는 초지 보전이 필요하다는 담당부서의 의견이 있었는데도 사전입지검토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 사업 부지가 상수도 공급이 불가능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도민의 혈세로 정수장을 신설해 대기업에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점이다.
또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애월포레스트 급수계획 검토를 부정하면서 2028년 이후에 검토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행정사무감사 때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수립 용역에서 이미 이를 검토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제주시는 사전입지검토에서 오수발생량 산정을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이 아닌 환경부 고시 기준으로 산정토록했다. 하루 약 8000톤 규모인데,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하수도정비기본계획 기준으로 오수발생량이 하루 3000톤 규모로 산정됐다. 이에 대한 검증도 없는 상황이다.
경실련은 23일 성명을 통해 “해당 사업은 대규모 숲지대 파괴, 기반시설 부담 증가, 사전 영향평가 부실, 특혜성 개발 우려 등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도민 다수의 우려와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월 일대는 과거부터 보전가치가 높은 숲 지대이자, 도시 개발 압력으로부터 제주 생태축을 방어하는 중요한 완충지대”라며 “이 지역에 대규모 숙박·상업시설을 건설하면 녹지 훼손은 불가피하며, 지하수 고갈·오폐수 증가·생물 서식지 단절 등 환경 피해가 장기적으로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실련은 제주도에 대해 “애월포레스트 개발 승인·심의 절차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환경영향평가 원점 재검토하고 투명하게 검증 절차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제주도의회에 대해서도 “도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행정의 강행 추진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제주 제주시갑이 지역구인 문대림 민주당 의원도 사업 절차 과정이 명확한 검증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현재 절차상 반복되는 누락과 기준 축소, 상위 법정계획에 대한 편향적 해석 등이 지적되고 있다”며 “특히 ‘2040 제주도시기본계획’상 보전강화구역 지정의 의미, 상하수도 공급방안 등 핵심 쟁점들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사례에서 보았듯, 개발과 관련한 신중한 접근은 제주도와 도민 모두를 위한 일”이라며 “사업의 일시 중단과 쟁점 정리를 통해 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투명한 절차로 행정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