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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사드보복 1년, 한국경제 현주소 (上-기업피해)

핵위협 외면한 경제대국 치졸한 보복 ‘선 넘었다’

합법으로 포장된 교묘한 괴롭힘 횡행…수출·관광업 피해 심각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5 13: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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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드림’은 이제 옛말이 됐다는 푸념이 빈번하게 들린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시장을 두고 ‘악몽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앞 다퉈 중국진출을 노렸던 국내 기업들은 이제 새로운 시장 확보에 더 힘을 쏟는 분위기다. 무너진 ‘차이나드림’의 원인은 바로 지난해 7월 결정 된 한반도 ‘사드배치’다. 중국 정부는 사드배치로 인한 외교적 불만을 경제적 보복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진출했거나 중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향후 전망 또한 불투명해 기업들은 대안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자 정치권을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국내 기업들의 사드보복 피해 상황과 정치권의 동향 등을 2편에 걸쳐 보도한다.

▲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되면서 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해가 점점 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으며 올해 초 부터 한국여행금지 등 점차 구체성을 띄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스타에비뉴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의 피해규모도 점차 늘고 있다. 정치·외교적 갈등에서 비롯된 이번 사태에 기업들은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내심 정부 눈치를 바라는 눈치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지난해 7월께부터 일부 업종에서 조금씩 기미를 보이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 됐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노골적인 압박을 가했다. 약 1년이 흐른 지금도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업 규모 가리지 않는 중국 정부의 다양한 갑질…피해 기업들 수개월째 속앓이만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대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등이 꼽힌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부지를 제공했다는 점이 ‘미운털’로 작용해 노골적인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각종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중국 당국의 영업정지 조치가 반복되고 불매운동 또한 확산됐다. 결국 롯데그룹은 지난 14일 중국 롯데마트 철수결정을 내렸다. 그간 8조원을 투자한 사업이 일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린 셈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사정 또한 녹록치 않다. 중국인 관광객감소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방한단체 관광상품 판매 전면금지’ 정책 도입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가 감소하면서 이들을 상대로 매출을 올렸던 국내 유통기업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 유통업계를 주도하는 롯데그룹의 피해는 특히 남달랐다.
 
▲ 자료: 롯데면세점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요우커가 큰 손으로 활약했던 면세점에서의 피해는 수치로도 여실이 드러났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간 롯데면세점의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인들의 매출 감소율은 전체의 2배 수준인 30%나 됐다.
 
중국의 한국여행도 금지됐지만 한국 사람들의 중국여행도 함께 줄어들어 여행업계도 난감한 상황이다. 해외 여행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여행객은 오히려 감소했다.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경제보복으로 인한 반감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됐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중국여행 중국매출이 20% 내외였지만 사드보복 이후 15%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현대·기아차도 상황이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말에는 부품공급 차질 문제로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모두 명백하게 중국실적이 하락했으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최소한의 자구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판매처 및 협력업체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스카이데일리
 
단 한 건의 거래취소로 회사가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의 협력사 한 곳이 파산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무역협회 대중무역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중소기업들 사례에 따르면 기계·철강·식품·생활용품·의류 등 다양한 품목이 △대금결제지연 △계약보류·파기 △행사금지 △구매거부 등의 애로를 호소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계약서 같은 문서상 증거가 있으면 당당하게 피해 신고를 할 수 있는데 구두로 말한 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증거가 없어 마땅히 피해를 신고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며 “괜히 꼬투리가 잡혀 영영 거래가 끊길까 불안한 점도 신고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국 보호무역조치에 대한 중소기업인 인식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한미사드배치 발표 후 중국 보호무역조치를 경험한 중소기업이 20.7%p 증가했다.
 
경험한 보호무역조치의 유형으로는 ‘까다로운 위생허가 절차 및 장시간 소요’ (62.8%)가 가장 높았다. 이어 ‘제품에 대한 검역강화’(53.8%), ‘수입규제조치’(19.2%), ‘기술안전요건 및 기술규제 강화’(16.7%), ‘통관절차 강화’(11.5%) 등의 순이었다.
 
사드배치 후 보호무역을 경험한 기업 중 중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경영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기업(50개사)을 대상으로 수출 감소 정도를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수출액이 평균 4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법 위장한 교묘한 꼼수보복에 발만 동동…“정치적 해결 밖에 답이 없다”
 
▲ 중소기업 중 상당수는 사드배치 후 중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됐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교적인 문제에서 파생된 결과다보니 이렇다 할 해결책 없이 정부의 지원이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부산신항 전경 ⓒ스카이데일리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외교·정치적인 문제에서 파생된 결과인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경제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심준석 무협 정책협력실장은 “합법적으로 하는 행위가 많아 불법적으로 피해를 준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개연성만 있지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보니 피해를 호소하는 기업들조차 회사명을 밝히길 꺼려하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국 정부가 나서지 않는 한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대중무역애로센터를 만들어서 접수를 받고 있지만 요즘에는 업체들도 접수해봐야 상황이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아는지 접수도 잘 안 되는 편이다”고 부연했다.
 
김태환 중기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업체들 이야기 들어보면 기존에는 인증을 받을 때 만약 10가지의 서류가 필요하다면 1~2가지 서류가 부족하면 ‘보완해서 제출하라’는 식이였지만 지금은 잘못된 상태로 그대로 있다가 나중에 ‘서류가 잘못됐으니 취소하는 방식이다”며 “물론 서류를 완벽히 준비하면 되지 않느냐고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중소기업들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해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WTO에 제소해서 문제를 제기할 순 있지만 합법적인 괴롭힘이 많다보니 제소를 한다고 해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며 “결국은 지금의 사드보복 사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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