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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성준 뮤지컬 음악감독

“서울대·영국왕립음악원 출신 엘리트 딴따라죠”

부모님 반대 무릅쓰고 뮤지컬 공부 전념…창작뮤지컬 ‘미다스 손’ 명성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0-12 00: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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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준(사진) 음악감독은 2005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잭더리퍼’, ‘프랑켄슈타인’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창작뮤지컬계의 ‘미다스 손’으로 평가받았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사드 사태 등 주변국에 의해 나라가 많이 흔들렸죠. 나라가 막강한 힘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죠. 문화 역시 그 힘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문화강대국이 되기 위해선 컨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죠. 한국 순수 창작 뮤지컬을 세계무대로 진출시켜 우수한 민족성을 알리고 싶어요” 
 
이성준 감독(37·남)은 지난 2005년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창작뮤지컬 분야에 진출한 유명 뮤지컬 음악감독이다. 2014년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성공시켜 실력파 음악감독으로 인정받는데 이어 2015년에는 제8회 더 뮤지컬어워즈에서 음악감독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 했다.
 
현재도 그가 음악감독을 맡은 창작뮤지컬이 한창 공연 중이다. 작품의 제목은 ‘벤허’다. 서기 26년 로마와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지난 1959년 제작된 찰턴 헤스턴 주연의 동명의 영화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교 시절 뮤지컬 매력에 흠뻑…서울대학교, 해외 왕립음악원 등 거친 엘리트 예술인
 
이성준 감독은 7살 때 부모님의 권유로 기타 공부를 시작하면서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됐다. 기타 공부를 위해 서울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그의 꿈은 기타리스트 하나 만이 아니었다. 정명훈 지휘자를 보면서 지휘자의 꿈도 품었고, 때론 작곡에 욕심을 갖기도 했다.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클래식은 고리타분한 음악이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관람했어요. 작품에서 클래식의 고리타분함을 벗어난 팝과 결합된 음악을 발견했죠. 그 때 제가 진정으로 원하던 음악이 바로 이거다 싶었죠”
 
하지만 부모님은 뮤지컬 분야에 대한 그의 꿈을 인정하지 않았다. 기타 연주가가 되거나 음악을 더 공부하길 원했다. 교내 뮤지컬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는데, 노래와 연기 연습 때문에 귀가 시간이 늦어지자 크게 혼이 나기도 했다.
 
“부모님은 뮤지컬 분야를 ‘딴따라’라고 생각하시며 반대하셨어요. 그럼에도 저는 꾸준히 부모님을 설득했죠. 결국 부모님은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면 뮤지컬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약속하셨죠. 그 때 이후로 저는 열심히 노력했고 마침내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어요. 본격적으로 뮤지컬 연출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죠”
     
▲ 이성준(사진) 감독은 처음부터 음악감독을 꿈꾼 것은 아니다. 뮤지컬 음악에 매료돼 7살 때부터 배우던 기타를 포기했다. 이후 영국 유학생활을 통해 뮤지컬 음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스카이데일리
 
이 감독은 처음 음악감독이 아닌 연출가로 진로를 정했다. 예술아카데미나 방송아카데미 등을 수강하며 연출 분야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각종 조연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러던 중 장유정 연출가를 만나면서 음악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당시 장유정 연출가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작품으로 데뷔 준비 중 이었는데 제게 음악감독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어요. 작품이 연일 매진되고 인기를 끌면서 내가 잘하고, 또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음악감독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이 감독은 첫 작품의 성공은 오히려 독이 됐다고 털어놨다. 처음으로 성공을 경험했지만 작품이 성공한 것이지 자신이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남들에게 어필할만한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이 감독은 유학을 결심했다. 2006년 영국 스코틀랜드 왕립음악원에 장학생으로 진학해 뮤지컬의 본 고장에서 본격적으로 뮤지컬 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의 유학 생활을 비교적 순탄했다. 언어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긴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원하던 공부를 하게 돼 오히려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방학 중에 틈틈이 한국을 찾아 ‘햄릿’, ‘그림손님’ 등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는 등 경험을 쌓아 나갔다. 2008년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이 감독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햄릿-월드 버전’이 유학생활을 마치고 처음 음악가독으로 참여한 작품이죠. 두려움이 너무 컸어요. 학생이 아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대부분이었죠. 자칫 잘못해 다음에 일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컸어요. 제가 생각해도 저 같은 신인에게 음악감독을 맡기기엔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매 작품이 터닝포인트…차별화 위해 뮤지컬 전곡 직접 작곡
 
이성준 감독은 지금까지 맡아왔던 매 작품이 자신에겐 ‘터닝 포인트’였다고 한다. 맡은 작품마다 새로운 편곡과 곡 수정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라이센스 뮤지컬을 국내에 들여올 겨우, 외국에서 사용한 악보 그대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직접 작곡한 곡을 추가하거나 편곡을 하며 ‘한국식’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창작뮤지컬 ‘벤허’의 경우 ‘한’과 ‘용서’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한’의 정서를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악과 관객들의 쌓였던 한도 해소할 있는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했죠”
 
“외국인 시점의 ‘한’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 배경인 로마 시대 전통 악기를 직접 구해 연주하기도 했어요. 로마 전통 타악기와 로마 피리 ‘두둑’을 구하는 과정부터 연주자를 찾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죠. 심지어 로마 전통 음계를 사용하기도 했어요”
     
▲ 이성준 감독은 국내 뮤지컬 시장을 ‘위기의 연속’이라고 평가했다. 학생 관객들을 위한 지원이 외국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이성준 감독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뮤지컬 ‘벤허’ 공연 모습 [사진=쇼온컴퍼니]
 
현재 공연중인 ‘벤허’를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 감독은 대학 시절 배웠던 ‘서양음악사’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음계적인 부분, 특히 과거의 사람들이 음악을 만들었던 과정 등을 공부하며 그들을 이해했다. 그 시절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던 이유와 현재 우리가 음악을 즐기는 것이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작곡에도 직접 참여한다. 대표작인 ‘프랑켄슈타인’과 현재 공연 중인 ‘벤허’ 등은 전곡을 직접 작곡했다. 그는 작곡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편이다. 전시회, 음악, 책, 음식, 영화 등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 보단 ‘유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벤허’의 첫 번째 곡인 ‘희망은 어디에’라는 곡이에요. 최근 독립운동가 관련 내용을 많이 접하면서 그들의 용기를 존경하게 됐죠. 이 곡 역시 그런 용기를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벤허 전 곡중에 가장 먼저 작곡한 곡이죠. 정말 고민을 많이 했고 몇 십번을 고치기도 했어요. 마침내 완성하고 나서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국내 뮤지컬 제작 시장은 척박 그 자체…학생들이 뮤지컬 접할 기회 늘려야”
 
이 감독은 지난해 일본의 대형 제작사 ‘토호 프로덕션’과 손잡고 프랑켄슈타인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공연하는 한 달 내내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한국뮤지컬의 저력을 선보였다. 현재 공연 중인 ‘벤허’ 역시 해외 진출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이 감독은 국내 뮤지컬 시장에 대해 ‘위기의 연속’이라고 평가했다. 제작사 대표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제작자들의 환경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객들을 위한 지원이 미비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뮤지컬 가격은 지나치게 비싸지만 관객들을 위한 지원은 너무 부족해요.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뮤지컬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시피 하죠. 미래 문화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뮤지컬을 접하게 해 준다면, 이들이 기성세대가 됐을 때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더 풍성해 질 것이라고 확신해요”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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