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우 구원영은 두 번의 연기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지난해에 동료배우 박중금과 화촉을 올렸다. 또 대학 강단에 서며 후배 양성에 뛰어들었다. 최근 구원영은 차기작을 고르는 중이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가수는 자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됩니다. 뮤지컬 배우는 가수와는 조금 다릅니다. 뮤지컬 캐릭터로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게 다르죠. 매번 바뀌는 역할마다 천 가지 목소리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뮤지컬 마니아에게 배우 구원영(38)은 친숙한 이름이다. ‘그리스’, ‘아가씨와 건달들’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던 그는 2011년 ‘광화문 연가’로 제17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명품 조연배우로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6살 연하의 동료 배우 박중금과 결혼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또, 한창 물오른 배우 조정석(37)이 방송 ‘라디오스타’에서 구원영을 ‘정말 예쁜 누나’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근 구원영은 한양대학교, 백석대학교에서 후배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작품에만 몰두하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던 중에 모교와 백석대에서 시간강사 자리 의뢰가 들어 왔어요.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차에 후배를 가르쳐 보기로 했죠. 가르치는 게 제 적성에 맞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죠”
구원영은 지난해 처음 강단에 올랐다. 어색할 줄 알았던 강단은 그에게 또 다른 무대였다. 가르치는 데 흥미를 느낀 그는 교수를 목표로 한양대 대학원에 다니며 실기 석사를 준비 중이다.
찬란했던 그 때…뮤지컬을 만나 운명이 바뀌다

▲ 구원영은 뮤지컬 배우라면 천 가지 목소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목소리를 가질 수 없음을 깨닫고 우선 자기 목소리를 찾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는 힘이 닿는 한 뮤지컬 배우로 살고 싶은 꿈을 가졌다. ⓒ스카이데일리
“첫 무대에 선 게 대학교 2학년으로 기억돼요. 남들 눈에 전혀 띄지 않는 단역이었지만 전심전력으로 공연에 임했죠. 그 뒤로 10년 넘게 뮤지컬 배우를 할 줄은 몰랐어요. 지금은 천직이라 생각합니다”
구원영은 학창 시절 개인레슨으로 성악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높은 수업료 때문에 금세 성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음악의 길을 포기하려던 때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게 됐다.
“소소한 일상 얘기를 다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며 감명을 받았어요. 마치 누가 제 머리를 크게 때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죠. 그때 꼭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하지만 그때까지 배우가 되는 방법을 몰랐어요”
방향을 잃은 그에게 어머니가 해답을 제시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는 실기를 보지 않고 시험 성적으로만 평가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알려준 대로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지원을 하게 됐어요. 대학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접했죠. 대학생 시절에는 배역만 있다면 영화로, 연극으로 이리저리 쫓아 다녔어요”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영화 단역으로 대학교 2학년 때 첫 연기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20대 초반 어린 나이의 그에게 영화판은 무섭기까지 했다.
“나이도 어리고 겁도 많았는데 시끌벅적한 영화 촬영장이 너무 무서웠어요. 덩치도 크고 인상 쓴 영화 스태프들 앞에서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영화는 일단 접었죠. 그리고 연극은 페이가 너무 적게 줘서 포기했어요. 마지막 선택이 뮤지컬이었죠”
뮤지컬에서 노래는 필수였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 덕에 클래식과 가곡은 익숙했다. 그러나 뮤지컬 배우가 되려면 여러 가지 장르의 노래를 다 부를 수 있어야 했다.
“그때부터 여러 장르의 선생님들을 쫓아다니기 공부를 시작했죠. 록이면 록, 팝이면 팝 여러 가지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각각의 장르마다 발성법이 달라서 노래를 배우는 데 집중을 했죠. 그러다가 깨달은 게 하나 있는데, 세상의 노래를 다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구원영은 자기만의 목소리를 찾는 데 집중했다. 각각의 장르를 다 섭렵하는 것보다 자기 목소리를 찾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그는 스스로 깨닫고 노래 실력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두번 조연상 받은 실력파…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 되고파

▲ 이십대 무렵 구원영은 영화판에 들어갔다. 어린 그에게 영화 촬영장은 오히려 두려움을 자극했다. 뮤지컬을 선택한 이후 수많은 유명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전 그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구원영은 2000년 뮤지컬 ‘모스키토’를 시작으로 2001년 ‘의형제’, 2005년 ‘아가씨와 건달들’ 2005년 ‘그리스’ 등 유명 작품에 출연했다. 얼마 전까지 뮤지컬 ‘풍월주’, ‘광화문 연가’, ‘벽을 뚫는 남자’에 출연해 맹활약 했다.
“2007년 뮤지컬 ‘천사의 발톱’으로 제 1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어요. 주위 사람들은 제게 ‘주연상에 관심이 없느냐’고 자주 물어요. 저는 제 역할에 만족합니다.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빛날 수만 있다면 말이죠”
구원영은 지난 2011년 뮤지컬 ‘광화문 연가’로 제17회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쟁쟁한 다른 배우를 제치고 구원영이 또 한 번 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현재 그는 다음 작품을 고르는 중이다.
“힘이 닿는 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배우로 남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는 목이 생명인데, 시간이 흐르면 성량이 떨어지기 마련이죠. 나이가 들어 뮤지컬을 떠나더라도 TV 일일드라마에 나오는 잘 드러나지 않는 조연들처럼 롱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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