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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청소년증 실효성 논란

“학생증 대용 청소년증, 불량청소년 낙인 같아요”

시행 14년간 비(非)학생들 발급률 30% 그쳐…전문가들 “발급의무화 필요”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2-05 16: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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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은 만 17세가 돼야 발급받을 수 있다. 주민등록증이 없는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발급받는 학생증으로 신분을 증명한다. 하지만 학교를 그만 둔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우 학생증이 없어 신분을 증명하기 어려웠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신분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것이 ‘청소년증’이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증 보급은 아직까지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은 38만7000명으로 추산됐지만 청소년증 발급 건수는 여기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소년증 홍보 활동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청소년증 발급 현황과 이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 등에 대해 취재했다.

▲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생과 같은 혜택을 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청소년증’ 제도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보급률이 미비한 수준에 그쳐 발급 의무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의 신분 확인과 더불어 학생과 같은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청소년증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발급 대상에 비해 발급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일정 나이가 되면 청소년증 발급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청소년증은 만 9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청소년에게 발급되는 신분증이다. 성인들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대중교통, 박물관·공원·미술관, 유원지 등을 이용할 때 청소년증을 제시하면 청소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청소년 본인 또는 대리인이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학교 밖 아이들 위한 청소년증…정작 당사자들은 존재 자체도 몰라
 
청소년증의 필요성은 지난 2003년 당시 대전시 한밭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박호언 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대두됐다. 박 씨 “청소년 증명을 학생증으로 대신하는 바람에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은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청소년 관련 행정을 담당하던 문화관광부는 진정서 내용을 접수한 후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증을 제작해 서울과 대전에서 시범적으로 발급 사업을 실시했다. 이어 청소년증 발급 연령을 만 13세에서 만 9세로 낮춰 2004년 1월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했다.
 
하지만 청소년증 발급 제도가 시행된 지 오랜 기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발급률은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청소년증 발급현황을 보면 2014년 5만663건, 2015년 9만5108건에서 지난해 11만4250건으로 늘긴 했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수에 비해서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15년 기준 비(非)학생 청소년은 38만7000여명(추정)에 달했다.
 
▲ 출처: 여성가족부, 통계청 [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런데도 청소년들이 청소년증과 관련된 내용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홍보 부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제도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마냥 방치만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한 청소년은 “청소년증이란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그동안 쭉 청소년증 없이 살다 보니 지금으로선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괜히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티를 내는 것 같아 꺼림직 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조규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학교밖청소년지원단장은 “청소년증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며 “어떤 경우는 버스를 탈 때 청소년증을 사용했는데 버스 기사가 학생증을 요구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조 단장은 “영화관이나 버스 매표소에서도 ‘학생’ 요금이라고 쓰여 있어 청소년증을 내밀어도 학생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학생요금이 아니라 청소년 요금으로 명칭부터 변경해 인식 개선을 유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실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청소년증으로 인해 학교를 다니지 않는 불량청소년 낙인이 찍힐까봐 사용을 꺼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모두 일괄적으로 발급받아 사용하면 이런 인식이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은 청소년증 예시 [사진=여성가족부]
이어 “청소년증 발급을 모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의무화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며 “사용할 때 당사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성학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교육지원팀 실무자는 “청소년증을 발급받아 실제 사용하는 학생들도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청소년증을 내밀면 학교를 다니지 않는 불량청소년 청소년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 일괄적으로 발급받아 상용화되면 이런 인식이 줄어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막상 받고 나니 이렇게 좋은데”…청소년증 발급 학생들 만족도 높아
     
이미 청소년증을 발급받은 학생들은 학생들은 긍정적 효과가 많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상북도 청송에 거주하는 정세진(16·여) 양은 “선생님께서 반 학생들에게 신청할 사람 있냐고 물어보셔서 신청해 지난달 초 청소년증을 받았다”며 “함께 다니는 친구들은 거의 다 청소년증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전에는 청소년증이 할인 혜택을 준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청소년증을 받아오니 신분증 역할도 하고 학생증 사용 때와는 다른 각종 혜택도 있어 좋다”며 “친구들이나 또래 청소년들이 더 많이 알고 발급받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 이일현 사무관은 “청소년증 홍보는 1년에 1~2번씩 학교와 청소년 관련 기관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며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청소년 본인이 선택에 의해 알아보고 오지 않는 이상 모르는 청소년증 발급이 어려운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를 그만두고 나면 학생들을 일일이 관리하기가 어렵다”며 “현재는 학교 밖 지원센터와 연계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락과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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