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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벨스 뺨치는 적 만들기는 선전 선동
[스카이 View] 볼테르도 거부할 부정선거론
아레오파지티카 표현 자유 보장하라
부정선거도 공론의 장에서 다룰 소재
A-web 갔더니 중국 간첩 보이지 않아
이상준 논설실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4 00:02:40
 
“진리와 거짓이 서로 다투게 하라.” 실락원으로 유명한 영국 시인 존 밀턴(1608~1674)은 1664년 아레오파지티카(areopagitica)란 연설문을 발표했다. 의회가 인쇄 출판 허가법을 만들자 밀턴은 아레오파지티카를 외치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아레오파지티카란 공정한 재판과 토론의 상징이었던 고대 아테네 법원 아레오파고스(areopagos)를 빗댄 말이다. “어느 누가 자유롭고 개방된 대결에서 진리가 진다고 말하겠는가?” 진실의 힘을 믿었던 밀턴은 검열의 부당함을 외쳤다. 우리에겐 시인으로 알려진 밀턴이 영국과 미국에서 언론 자유의 아버지로 불린 까닭이다.
 
볼테르로 알려진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1694~1778년)는 프랑스 지성사에서 유명했다. 권력과 편견을 비판하면서 자유와 관용을 외쳤기 때문이다. 볼테르는 사람이 품위를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려면 관용과 법의 지배, 의견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이블린 홀은 볼테르와 친구들(1906년)이란 책에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할 수 있도록 목숨을 걸겠다는 것이 당시 볼테르의 태도였다”고 썼다. 영국에서 싹튼 표현의 자유는 프랑스에서 발전해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과 한국이 부정선거론으로 시끄럽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선거에서 부정선거를 언급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트럼프는 2020년 재선에 실패하자 화났다. “내가 이겼다.” 트럼프 한마디에 지지자도 화났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의회를 점거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2023년 공소장에 “트럼프가 측근에게 부정선거론을 헛소리라고 말했다”는 증언을 담았다. 트럼프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은 부정선거론에 심취했으나 이번에도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자 부정선거론을 슬쩍 외면했다. 
  
태평양 건너 한국도 부정선거론으로 들썩였다. 전광훈 목사와 태극기 부대 중심의 부정선거론은 보수 정당(국민의힘)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다. 마치 트럼프가 그랬듯 윤석열도 정치적으로 불리하자 부정선거론을 꺼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냈다. 전광훈과 태극기부대가 외치던 각종 음모론은 대통령의 귀를 사로잡았던 모양이다. 윤석열이 체포되자 성난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점거했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했다는 미국과 한국을 들썩이게 한 부정선거론은 과연 믿을 만한 사실일까? 
 
부정선거론을 무시하려던 찰나 머릿속에 밀턴과 볼테르가 떠올랐다. 거짓이라고 무시하기에 앞서 부정선거론자들이 마음껏 표현할 자유를 줘야 하지 않을까? 최근 부정선거와 관련된 각종 기사와 자료를 모아서 숙독했다. 전자개표기와 사전투표 조작, 중국 해커와 QR코드 등등….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개연성을 인정하면서 대수의 법칙과 정규분포, 로그 패턴을 따지기 시작했다. 꼼꼼하게 따지다 보니 아니다 싶었다. 밀턴과 볼테르라도 부정선거론에 관용을 베풀기 어려울 정도다.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은 부정선거론에서 과학적 근거로 손꼽힌다. 표본집단이 충분하면 모집단과 비슷해지는 현상은 통계와 여론조사의 기본이다. 하지만 사전투표는 표본집단이 아닌 모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지므로 큰 수의 법칙을 적용할 수 없다. 사전투표는 여론조사가 아닌 실제 투표란 뜻이다. 허병기 인하대 명예교수(생명공학 전공)와 육사 출신 장재언 박사(전산학 전공)의 호언장담과 달리 통계학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서울대와 서강대 통계 관련 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전투표와 본투표에서 득표 차이가 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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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론은 과학을 위장한 선전과 선동이다. 부정선거론자는 주장한다. 대수의 법칙을 알면 사전투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사실 왜곡) 민주당과 선관위가 선거를 조작해서 권력을 뺐었다.(음모론) 중국 해커가 부정선거를 일으켰고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부정선거를 수출한다.(적 만들기) 선전과 선동의 달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1897~1945)는 말했다. “거짓말도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 사실을 왜곡해서 일반화를 유도하고 대중 감정을 자극해서 증오하게 만드는 건 통계와 과학이 아니라 선전과 선동이다. 
 
윤석열이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되었을까? 조금만 생각해도 이상하지만 성난 군중은 구치소에 갇힌 윤석열을 갈망한다. A-web이 회원국도 아닌 중국에 휘둘릴까? 최근 중국 간첩이 A-web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며칠 전 A-web 사무실을 방문해서 확인했더니 중국은 회원국이 아니었고 후원금을 낸 나라는 대만이었다. 관용을 강조했던 볼테르는 “증명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세치 혀에 놀아나면 세상은 들썩거리기 마련이다. 믿고 싶은 것만 말하지 말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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