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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신생아 RSV 집단감염 책임공방

강남 유명 산후조리원 신생아 집단 질병감염 파문

산후조리원 “지침대로 관리” vs 부모들 “감염사례 알고도 쉬쉬”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4-09 16: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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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중 한 곳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등의 신생아 안전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대목동병원에서의 신생아 사망 원인이 주사제를 나눠 쓴 결과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한 잘못된 의료 관행과 의료진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신생아들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국민들은 크게 공분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책임여부를 놓고 의료진과 유족 측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산후조리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감염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비록 사망에 이르진 않았으나 부실관리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심각성만큼은 이대목독병원 사건 못지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 확진을 받은 신생아 부모들은 산후조리원 측의 관리부실 때문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생아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현장을 찾아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산후조리원과 부모들의 갈등 실태를 취재했다.

     
▲ 서울의 한 유명 산후조리원에서 비슷한 시기에 9명의 신생아들이 RSV에 감염되자 산후조리원 측의 책임을 묻는 부모들과 산후조리원 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논란의 중심에 선 산후조리원 외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산후조리원, 산부인과 등의 안전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서울의 한 유명 산후조리원에서도 신생아들의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감염증)집단 감염 사태가 발발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부모들은 사태의 원인으로 산후조리원 측의 미흡한 관리를 지적하는 반면 산후조리원 측은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이다.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감염증)’는 겨울철 0~6세 영유아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감염병이다. 2세 미만의 소아는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질환이란 점에서 감염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들의 RSV감염 예방을 위해 지난해 산후조리원 등에 감염병 관리지침을 배포하고 예방 홍보 포스터를 개발·배포했다.
 
산후조리원 측 “지침대로 관리했다” vs 확진 부모들 “병원 측이 확진사실 알고도 쉬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RSV는 확진이 발생했어도 책임 소지를 묻기 어려운 편이다. 감염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성인에게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을 방문하는 성인들로부터 감염될 여지도 충분하다. 이번에 신생아들의 RSV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산후조리원 내에서 부모들과 산후조리원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다만, 현재 신생아들의 부모들은 RSV 감염의 원인이 아닌 감염을 확인한 이후에 보인 병원 측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부모들은 “병원 측이 퇴소한 아이 중 RSV 감염 확진자가 있었음에도 그 사실을 다른 산모들에게 숨기는 등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파구 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중반부터 지난달 초반까지 해당 산후조리원에서 RSV 감염을 확진 받은 신생아는 총 9명이다. 역학 조사 결과, 이 중 2명은 개별사례로 구분됐고 나머지 7명만 유행사례로 판단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부모들은 개별 사례로 분류된 신생아 중 2월 20일 확진 받은 아이에 대한 병원 측의 대응이 미흡해 나머지 신생아들이 감염됐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에서 해당 아이가 RSV 감염을 확진 받은 사실을 알고 난 이후에도 비슷한 증세를 보인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아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지적이다.
 
▲ 자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질병관리본부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번에 RSV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의 부모인 김준호(남·가명) 씨는 “이 산후조리원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상담 당시 바로 옆에 연계된 소아과가 있어 전문적으로 관리를 잘해준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오히려 앞서 RSV 감염 확진 사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에 대해 일절 설명을 하지 않고 ‘책임지겠다’, ‘지켜보자’ 등의 말만 일삼으며 치료를 지체시켰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산후조리원 측은 산모에게는 아이가 괜찮다고 한 뒤 뒤로는 콧물약을 추가로 처방해 보호자의 동의도 없이 약을 먹이려 했다”며 “결국 그날 아이의 증상이 심해져서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진찰 결과 탈수증상과 엉덩이 발진, 폐렴 등의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 씨는 보호자 동의 없이 약을 처방받아 먹이려 한 것에 대해 송파구 보건소 의약과에 민원을 넣은 상태다.
 
RSV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또 다른 신생아부모 안정명(남·가명)씨는 “처음에는 단순감기라며 진해거담제와 세균감염치료제를 처방 받았지만 증상악화로 결국 응급실을 가게 됐다”며 “그제서야 RSV 감염으로 인한 모세기관지염 확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 우리 아이가 아팠을 때 퇴소한 신생아 중 RSV에 감염된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산후조리원 측은 다른 아이들에 대한 RSV 감염 검사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확진자 부모 한지영(여·가명) 씨는 “아이의 상태를 CCTV화면으로 계속 지켜보던 중 화면에 아이가 보이지 않아 확인해 보니 보호자인 나에게 이렇다 할 얘기 없이 다른 아기들과 격리시켜 놓았다”며 “더욱 놀라운 것은 격리 조치한 게 고작 같은 신생아실 안에 칸막이하나 해놓고 ‘격리’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 하나를 붙여 놓은 것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음날에서야 산후조리원 측과 소아과 의사가 ‘입원해야 된다’며 대학병원 자리를 알아봐 준다고 말했는데, 그 때도 RSV 감염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학병원에 입원한 후에야 RSV 감연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때 처음으로 RSV 감염이 뭔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부모들의 신생아들이 RSV 감염 증세인 기침·콧물 가래 증상을 보였던 시기는 모두 3월 초다. 앞서 2월 말 해당 산후조리원을 퇴소한 신생아가 RSV 감염 확진 받은 사실을 산후조리원 측은 보건소에 보고까지 한 시기였다.
 
아픈아이 걱정에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한 산모들…아픈 아이 보며 부모들 눈물 쏟아
 
▲ RSV에 감염된 아이들은 중환자실에 홀로 남겨진 채 하루에 1~2번 밖에 부모님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RSV 감염 확진을 받은 신생아들의 부모들은 산후조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찬바람이 부는 날씨였음에도 응급실을 오가기 일쑤였다. 중환자실에 홀로 남겨진 신생아를 볼 기회도 하루 2번 밖에 되지 않았다.
 
안정명(남·가명) 씨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아기가 일주일간 중환자실이란 곳에 홀로 남겨지게 됐고 하루에 면회시간도 아침·저녁 30분씩 밖에 되지 않았다”며 “옥수수알 만큼 작은 발가락에 수액주사를 꽂고 있는 아이를 보러갈 때 마음이 너무 아파 아내와 눈물 흘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한지영(여·가명) 씨는 “아이가 아프다는 사실에 계속 신경을 쓰면서 대학병원 중환자실을 오가다 보니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한 채 결국 조기 퇴실 할 수밖에 없었다”며 “스트레스가 심해지다 보니 결국 모유 양도 줄어들어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RSV감염 확진 신생아들의 부모들에 따르면 해당 산후조리원과 연계된 산부인과 대표와의 면담시간을 가졌다. 사과와 환불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산후조리원 측은 200만원의 비용만 환불해 줄 수 있으며 병원 측은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반복해 완전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일부 신생아 부모들의 경우는 마지못해 합의를 했지만 나머지 신생아 부모는 병원 측의 태도 때문에라도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정명 씨(남·가명)는 “내 아이와 아내가 그 고생을 한 것을 다 지켜봤는데 솔직히 몇백만원의 돈이 아쉬워서 이렇게까지 하는 부모들은 없을 것이다”며 “산후조리원 측의 미흡한 대처가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잘못을 책임지려하지 않는 태도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항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준호 씨(남·가명)도 “다들 일하느라 바쁘고, 아이를 챙겨야 하니 그냥 넘어가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산후조리원 측의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태도가 괘씸해 결국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항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담 때만 해도 최고의 관리를 하고 있는 것처럼 하더니 정작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나 몰라라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후조리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일부 부모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보건소에 이송보고도 다 했고, 문제가 있었으면 처벌을 진즉에 받지 않았겠냐”며 되물었다.
 
이어 그는 “보험사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며 “당사자들에게야 개별적인 물음에 답해줄 수 있지만, 언론에 일일이 답변해줄 이유도 없니 보험사 쪽과 얘기하라”고 답했다.
 
감기처럼 흔하지만 신생아에게 위험한 RSV…산후조리원 관리·감독 도마 위
 
▲ RSV 예방 홍보 포스터 [사진=질병관리본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RSV 감염 증세는 감기와 비슷하다. 성인이 걸렸을 경우 증상이 없을 만큼 흔한 질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유아가 걸렸을 경우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지난 2016년부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최명재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RSV는 겨울철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신생아들은 성인보다 체구가 작고 호흡기가 덜 성숙한 상태기 때문에 훨씬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RSV 감염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지만 질병 자체에 대한 특성과 법 제도 상의 허점 때문에 한계에 직면에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RSV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한 산후조리원의 관할 보건소인 송파구 보건소 측은 “아이가 기침·가래가 심한 증상을 보일 때 산후조리원 측에 모자동실을 권유하지만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두 명 이상이 RSV 감염 확진을 받았을 때부터 유행으로 판단해 강제성이 부여되고 역학조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관계자는 “단순히 RSV는 감염됐다는 사실로만은 처분을 할 수 없다”며 “다만 한 번 발생한 이후 추가로 제대로 된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모자보건법에 따라 제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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