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특정 제품에 대한 결정적 구매 기준으로 작용했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시대가 가고 최근에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지닌 이른바 ‘가심비’가 소비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보다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만족감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옮겨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최근 ‘가심비’를 중시하는 소비트렌드에 패스트푸드 업계도 동참했다.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친숙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는 목적이다. 특히 브랜드이미지 제고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캐릭터 마케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패스트푸트 업계의 ‘캐릭터 마케팅’ 실태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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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인상, 웰빙열풍 등으로 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는 패스트푸드 업계가 인기 캐릭터와 손잡고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꽤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에 대한 호감 덕분에 기존에 씌워졌던 부정적 이미지가 일부 해소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지난 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7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의 매출액은 2015년 10조807억원에서 2016년 11조662억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캐릭터 산업 부가가치 규모 역시 3조9875억원에서 4조3257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자 인기 캐릭터에 대한 대중적 지지에 힘입어 자사 매출 증대 및 이미지 전환을 꽤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 소비자에게 인지된 캐릭터는 친근감을 주고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해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시켜 구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실제 캐릭터 부착 여부가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2016년 54.5%에서 지난해 58.3%로 상승했다.
새벽시간 대 때 아닌 대기행렬…포켓몬 효과 톡톡히 본 롯데리아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다양한 악재로 불황에 휩싸인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 시도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리아가 대표적이다. 롯데리아는 봄 시즌을 맞아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 간 ‘포켓몬 스노우볼 벚꽃에디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스노우볼은 투명한 구형 유리 안에 축소 모형을 넣은 장식품이다.
‘포켓몬 스노우볼’은 애니메니션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 피카츄, 이브이, 잠만보, 알로라 식스테일 등이 각각 들어간 4종류로 구성됐다. 롯데리아 세트메뉴를 구매한 고객에 한해 95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단품구매 시엔 개당 2만원이다.
‘포켓몬 스노우볼’은 출시 전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미지가 먼저 공개되는 등 큰 화제가 됐다. 출시 당일에만 전체 물량인 2만5000개가 전부 팔렸다. 롯데리아는 관련 제품 8000개를 추가로 출시했지만 이마저도 얼마 안가 매진됐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서울시내 몇몇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이벤트 진행이 19일까지라는 안내와는 달리 ‘포켓몬 스노우볼’은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롯데리아 매장 관계자는 “스노우볼 증정 이벤트는 지난달에 끝났다”며 “재입고 계획도 없어 포스터도 뗐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노우볼은 입고되자마자 한 시간 만에 다 팔려서 품절됐다”며 “매장 오픈이 오전 8시 30분인데도 오픈 전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 놀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세트를 구매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지만 단품으로 사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놀라웠다”고 강조했다.
‘포켓몬 스노우볼’을 구매한 김지영(32·여·가명) 씨는 “새벽에 야식을 사러 롯데리아에 갔다가 구입하게 됐다”며 “새벽 2시쯤 매장에 방문했는데 그 시간에 사람이 많은 매장이 아닌데 사람이 많아서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포켓몬 스노우볼을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제품이 순식간에 동이 나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을 얹어 ‘포켓몬 스노우볼’을 판매하는 게시물이 여럿 올라왔다. 단품으로만 구매하면 2만원이지만 최소 3만원에서 8만원까지 판매되고 있었다.
평소 포켓몬 캐릭터를 좋아했다던 임지윤(24·여) 씨는 “인터넷에서 스노우볼이 출시됐다는 광고를 보고 집 근처 매장에 갔지만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며 “다른 매장에도 여러 군데 전화를 해 재고가 있는지 알아봤지만 전부 품절이라고 해서 결국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구했다”고 털어놨다.
햄버거병 잊게 한 카카오의 힘…“부정적 이미지 인형 덕분에 한 방에 해결”
외국계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도 캐릭터 마케팅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케이스로 분류된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해 6월 복수의 매체 보도로 2016년 9월 맥도날드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자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은 고기로 만든 음식을 덜 익혀 먹었을 때 발병한다. 장출형성대장균에 감염돼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피해 아동의 보호자는 진단서와 보상을 요구했지만 맥도날드 측은 “진단서에서 원인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자사 상품과 용혈성요독증후군 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소비자들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결국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9월 CEO가 직접 나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한 동안 맥도날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소비자들을 다시 맥도날드 매장으로 불러 모은 것은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였다. 지난해 12월 맥도날드는 오후 3시부터 카카오프렌즈 크리스마스 한정판 인형 5종과 빅맥세트를 묶어 4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카카오프렌즈’는 등장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매장 별로 선착순 50명에게 개인당 1세트 한정으로 판매된다는 사실에 행사 시작 전부터 대기줄이 매장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상에도 1시간 넘게 줄을 섰다는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다.
조성효(31·남) 씨도 당시 장시간 대기해 한정판 인형을 구매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는 “2시간 가량 줄을 선 끝에 인형을 구입했다”며 “뉴스를 통해 ‘햄버거병’ 사건을 접하고 맥도날드에게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캐릭터 이벤트를 접한 이후 살짝 수그러든 게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친숙하고 귀여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준영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요즘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는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가 트렌드다”며 “제품 본연의 품질을 넘어서 외면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소비자가 캐릭터에 갖고 있던 선호감정이 브랜드로 전이돼 부정적인 이미지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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