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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아파트 택배보관함 의무화

다산 택배사태 재발 막자…무인보관함 의무화 ‘고개’

수령자 안심, 경비·택배 기사 업무 수월 효과…“보안·정확 배송 보장돼야”

이슬비기자(mistyrai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4-16 1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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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차량의 출입을 제안한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사건은 지난달 10일부터 택배업체들로부터 차량의 지상 출입 금지 동의 서약서를 쓰게 한 것이 발단이 됐다. 택배기사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결국 배송거부 사태로 치닫게 된 것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연간 택배 물동량은 2016년 18억건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을 5000만명이라 가정했을 때 국민 1인당 연 3.6회 가량 택배를 이용하는 셈이다. 택배시스템은 국민들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필수품이 된 셈이다. 하지만 높아진 이용률만큼이나 관련 사건·사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번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택배 배송거부 사태도 이러한 요인이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택배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적절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오피스텔 단지 내에 무인 택배보관함 설치의 의무화가 대표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스카이데일리가 주요 아파트 단지들을 직접 방문해 현재 택배서비스 이용 관련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대안으로 지목되는 무인 택배보관함 설치 현황 및 필요성 등을 취재했다.

▲ 최근 택배서비스 관련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아파트·오피스텔 내 택배보관함 의무 설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택배 관련 상담 건수는 최근 7년간 연평균 1만건이 넘는다. 사진은 한 아파트단지 내 설치된 무인택배보관함 ⓒ스카이데일리
 
최근 아파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내에 택배보관함 설치 의무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택배서비스 관련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심지어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민과 택배회사 간 갈등이 빚어지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택배서비스로 인한 사회 갈등이 심화되기 전에 대안으로 지목되는 택배보관함의 설치를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연간 택배 물동량은 2016년 18억건을 돌파했다. 그만큼 소비자 불만도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택배·화물 운송서비스 관련 상담 건수는 △2011년 1만598건 △2012년 1만660건 △2013년 1만5532건 △2014년 1만4084건 △2015년 1만1774건 △2016년 9401건 △2017년 1만356건 △2018년 1월 1021건 등으로 집계됐다. 7년간 연평균 1만건 이상 발생한 셈이다.
 
택비서비스 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배경이다.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는 아파트·오피스텔 내 택배보관함 설치 의무화가 꼽히고 있다. 현재 일부 신도시 아파트단지·오피스텔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가 택배보관함이 없어 수령자 부재 시 택배를 집 문 앞에 보관하거나 경비실에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각종 분실 사고 등은 물론 택배기사·경비원 업무 가중 등의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연평균 1만건 상담 접수…수령자 신뢰, 경비·택배기사 편리 효과 무인택배함
 
스카이데일리는 서울 소재 아파트들을 방문해 택배보관함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 취재 결과, 대부분 택배보관함이 마련돼 있지 않거나 있어도 거의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경우가 빈번했다. 비교적 지어진 지 오래된 곳일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성남 위례신도시 소재 P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연희(24·여·가명)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내에는 택배보관함이 마련돼 있지만 고장 난 채 방치돼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장 씨는 “우리 아파트는 경비실에서 택배를 맡아주지 않는다”며 “그래서 주로 집 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가는데 택배기사가 옆 동에 갖다 주거나 길에 흘리고 가서 모르는 주민이 전화해서 간신히 찾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장 씨는 “택배보관함을 사용할 때는 동·호수 별로 비밀번호가 다르게 설정돼 있고 어느 동·호수인지 터치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어 택배 관련 사고가 거의 없었다”며 “하루빨리 택배보관함을 수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 택배 분실 사고 등을 겪은 소비자들은 택배보관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다. 택배기사들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하루 수십 건을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집 앞에 배송하는 데 시간을 쏟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관리실 경비원들 역시 택배보관함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사진은 모 아파트 단지 내 경비실 앞에 배송된 택배들과 택배기사 ⓒ스카이데일리
  
택배기사들 역시 택배보관함이 관련 사건·사고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일대를 담당하는 우체국 택배기사 김경식(55·남·가명) 씨는 “택배보관함이 생기면 배달이 편해질 것이다”며 “지금은 경비실 앞에 맡기라 해도 수령자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집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택배 하나하나를 일일이 집 문 앞으로 나르기가 힘들다”며 “하루에 택배 수십 개를 배달하기 위해 바로바로 이동해야 하는데 택배보관함이 없고 고층아파트의 경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택배를 관리하는 경비원들 역시 택배보관함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S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송승호(63·남) 씨는 “지금은 경비실과 붙어있는 현관 계단 앞에 택배를 보관하면서 경비 일지에 택배 관련 기록을 적고 있다”며 “택배를 계속 지켜봐야 하니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보관함 마련을 의무화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H 아파트에서 48세대를 관리하고 있는 경비원 하태남(68·남) 씨는 “이 아파트는 문을 열어줘야 현관으로 들어갈 수 있어 택배가 오면 경비실에서 맡아두는 경우가 많다”며 “택배보관함이 생기면 매우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택배보관함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택배 관련 사건·사고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고 역설했다.
 
아파트 무인택배함 의무 설치 발의…“이용 필요 높이고 전략적으로 설치할 것”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아파트·오피스텔 등 공종주택 내 택배보관함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해 7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동주택에 택배보관함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택배원 사칭 범죄를 예방하고 경비원·택배기사의 업무를 수월하게 하겠다는 게 법안 발의의 목적이다. 김두관 의원에 따르면 현재 해당 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시공단계에 적용될 예정이다.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공동주택에 택배보관함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신축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단지들은 시공단계부터 무인택배함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은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소재 모 아파트 단지 내 주차된 택배 차량, 소화전에 보관된 택배, 문 앞에 놓인 택배 ⓒ스카이데일리
    
김두관 의원은 “지금껏 신축 아파트단지의 무인택배함은 입주자대표회의(이하·입대위)와 건설사가 시공 전 논의할 때 분양 내용에 택배보관함 설치 관련 내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양 측 간 논의해 설치해왔다”며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택배보관함을 설치해달라는 민원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보관함 관련 부지는 아파트 내에 마련되는 것이고 이것은 몇 천만원 선이다”며 “단지 내 조경·옥탑 조명·편의시설 등을 설치하는 것의 연장선으로 여긴다면 택배보관함 설치 때문에 분양가가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는 실질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노후 아파트들의 경우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택배보관함이 설치돼 있지 않다”며 “‘장기수선충당금’ 등 또한 법적으로 지원이 된다면 입주자대표회의 차원에서 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장기수선충당금은 배관·승강기 등 관련, 아파트 노후화를 막는 공사에 쓸 수 있도록 집 소유주들로부터 걷어 적립해 두는 금액을 말한다.
 
임형채 한국우편사업진흥원(POSA) 우편연구팀 팀장은 ‘무인택배 시장현황 및 우체국 무인우편보관함 발전 방향’을 통해 “입주가 완료된 신규 대단위 아파트단지의 택배보관함 이용실적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무인택배보관함을 보급과 함께 세대수가 많은 인구밀집지역에 전략적으로 설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슬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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