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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테슬라, 애플, MS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해외주식 투자 잔고를 29조원에 가까이 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는 글로벌 증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다.
27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작년말(12조원) 대비 14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거래대금은 1086억달러(평균환율 적용시 약 130조원), 순매수는 115억달러(약 13조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1%, 596% 증가한 규모다.
나라별 해외주식 투자잔고를 보면, 8월말 기준 미국이 76%(22조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 중국 8%(2조3000억원), 홍콩 7%(2조1000억원), 일본 3%(9000억원) 순이었다.
미국의 비중이 가장 큰 이유는 나스닥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 쏠림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전체 순매수(115억달러·13조원) 중 상위 5개 종목에 투자한 비중은 34%(약 40억달러·한화 4조5000억원)를 차지했다. 테슬라 약 1조7000억원, 애플 약 1조원, MS 약 6900억원, 구글 약 4700억원, 하스브로 약 4600억원 순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잔고의 평가손익은 3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해외주식 열풍에 증권사도 크게 웃었다. 증권사의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1940억원으로 작년 전체 수익(1154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도 함께 증가한 영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직구 열풍 속에 해외 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 등 고위험 해외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는 556조6000억원으로 작년(346조9000억원) 대비 60.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규모 중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76.0%, 같은 기간중 거래손실은 작년(4159억원)보다 2.1배 증가한 8788억원이었다.
월평균 FX마진 거래규모도 작년 월평균(6조6000억원) 보다 97.4%(6조4000억원) 증가한 13조원을 기록했다. 전체 거래규모 중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89.3%에 달했다. 거래손실은 1208억원으로 작년 전체 손실 규모(500억원)의 2.4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채권과 해외펀드는 크게 감소했다. 8월말 해외채권 투자잔고는 전년말(12조8000억원) 대비 27.5% 감소한 9조3000억원, 해외주식형 펀드 판매잔고는 작년말 대비 13.6% 감소한 9조9000억원이었다. 해외채권형 펀드 판매잔고도 작년보다 15.7% 감소한 1조3000억원이었다.
점차 늘어나는 해외증권 및 파생상품 투자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주식은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는 최근 거래규모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개인 투자자 손실도 크게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의 해외상품 투자동향 및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국내상품 투자에 비해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해외상품투자와 관련한 투자자 보호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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