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방산기업, 해외사업 수주 위해 현지화 추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건설·자동차

한화디펜스, 54조 규모 美 전투차량 사업 도전…펜타곤 인근 타이슨스로 거점 이동
현대로템, 노르웨이 전차사업 독일과 경쟁…현지 정부·업체와 생산·협력 방안 논의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31 17:25:11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 등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해외 사업을 따내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의 해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디펜스인터내셔널(HDI)는 다음달 미국 버지니아주 타이슨스에 위치한 보로 타워에 입주키로 했다.

보로 타워는 지리적으로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 펜타곤과 가깝다. 업계는 한화디펜스가 54조원 규모 미국 차세대 유·무인 전투차량(OMFV)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거점을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OMFV는 미 육군의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장갑차다. 지난해 1월 OMFV 사업 시제 차량으로 독일 라인메탈과 미국의 레이시온이 팀을 이룬 ‘링스 KF41’과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그리펜 Ⅲ’가 선정됐으나 라인메탈이 시한까지 링스 시제 차량을 미 육군에 인도하지 못하면서 실격 처리됐다. 이에 미 육군이 입찰 공고를 재차 내면서 2차전이 진행 중이다.

당초 한화디펜스는 1차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2차전에는 미국 오시코시 디펜스사(Oshkosh Defense)와 제휴를 맺고 입찰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육군의 ‘LAND 400 3단계 사업’ 최종 후보에 오른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을 기반으로 미 육군의 요구 성능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HDI 미국지사는 설립 후 4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번 OMFV 사업은 HDI에게 있어 큰 기회인 셈이다. 버나드 샴포 HDI 부사장은 외신을 통해 “이번 새 거점을 통해 미국의 고객들에게 우리의 헌신과 노력을 더욱 강력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OMFV 사업은 한화디펜스를 포함해 4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를 비롯해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즈(GDLS) △독일 레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즈 등이다.

한화디펜스는 영국의 차기 자주포 획득사업(MFP) 수주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영국은 내년 해당 사업에 대한 제안요구서(RFP)를 발송하고 2025년께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를 앞세워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K9 자주포는 화력과 기동성, 실전 능력 면에서 검증을 마친 명품 무기인 만큼 유력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한화디펜스는 현지 협력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1조5000억원 규모 차세대 전차사업 수주를 따내기 위해 영업·생산·설계 등 실무부서 인원들을 현지로 파견했다.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KMW사)와 펼치게 될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해 10월 K2 전차와 레오파드 전차 중 입찰을 통해 신형 전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방산 물자관리청에 정보제공요청서(RFI) 제출을 완료했다.

현대로템은 현지에서 답을 찾겠다는 목표로 일찌감치 현지 업체 및 관계자들과 사전 협의에 들어갔다. 노르웨이 정부와도 현지 생산 및 협력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파워트레인과 포탑이 장착된 차체를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노르웨이로 운송하면 현지에서 생산한 주포와 결합하는 방식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정부는 내년 초까지 RFI를 검토한 후 내년 2월 동계 테스트에 나설 계획이다. 이르면 2025년 육군에 배치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 전차의 우수성을 현지 정부와 협력사들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지속적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