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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다가온 수소 사회

성큼 다가온 수소사회, 정부 인프라 지원 필수

기사입력 2021-09-14 00:02:30

▲ 오창영 기자 (산업부)
며칠 전 급히 이동해야 할 일이 있어 택시를 잡아 탔다. 별 생각 없이 창 밖을 내다보고 있던 중 문득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매우 조용하다는 걸 알아챘다.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는 수소택시라 소리와 진동이 매우 적다고 했다. 속도를 올릴 땐 내연기관차 못지 않게 시원하게 내달렸다. 택시에서 내릴 때쯤 폭발 가능성이 높다는 수소차에 대한 두려움은 어디 가고 추후 자동차 구매 시 수소차도 함께 고려해봐야 겠다는 좋은 기억만 남았다.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수소차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게 됐다. 2018년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넥쏘’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하더라도 ‘타는 사람이 있겠냐’는 우려가 대다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수소차가 쏘아올린 수소 경제 실현 움직임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수소가 친환경 바람을 타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수소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국내 대기업들이 수소 경제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10개 그룹을 포함해 총 15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이 이달 8일 공식 출범한 것이다.
 
H2비즈니스서밋은 기업 간 수소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수소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등 국내 수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국내 수소 산업이 한층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창립총회에서 “H2비즈니스서밋이 개별 단위의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 정책, 금융 부문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해 수소 산업 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이들 총수는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함께 6월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논의했다.
 
이들 4개 그룹 외에도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코오롱 등도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규모가 확대됐다.
 
이렇게 구성된 H2비즈니스서밋은 앞으로 수소 공급, 수요, 인프라 영역에서 기업 간 다양한 협력을 촉진하고 가치사슬 전·후방의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여나가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 등 4개 그룹과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약 43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 경제 전 분야에 투자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SK그룹은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5년 간 18조5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원을, 효성은 액화수소플랜트 구축과 액화충전소 보급 등에 1조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한화는 그린 수소 생산 등에 1조3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은 우리나라의 수소 사회 조기 구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에게만 전적으로 기대선 수소 경제 활성화를 결코 이뤄낼 수 없다. 이제는 국내 대기업의 노력에 정부가 화답해야 할 차례다.
 
수소 경제 전환을 위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수소 생태계 구축에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직접 수소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만 두각을 드러내고 있을 뿐 수소 저장과 운송, 충전 등 수소 생태계 분야에선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수소 경제 1위 국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수소 경제와 관련된 정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지속돼야 한다. 정부는 수소 경제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해 발굴하고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제도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수소가 반도체와 같은 우리나라의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오창영 기자 / sky_ccongccong , cy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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