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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개식용 금지

文대통령이 쏘아 올린 ‘개식용 금지’ 논쟁

기사입력 2021-10-13 00:02:30

▲ 허경진 기자(국제부)
“이제는 개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관련부처에서 검토해 달라."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개식용 찬반은 해묵은 논란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개고기를 법적으로 규제했지만 이후에도 개고기에 대한 식용 논란은 계속돼 왔다. 개식용은 전통 식문화라는 의견과 인간과 오래전부터 가깝게 지내온 개를 먹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018년 정부는 ‘개, 고양이 식용종식’을 주장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도록 축산법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우선안건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고양이 도살과 식용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시 형사 처벌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개식용 금지로 인해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법상 개는 소와 돼지처럼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도살이나 유통 관련 규정에는 포함돼있지 않다. 또한 조리 및 판매는 불법이지만 식용 자체는 금지가 아니다. 이처럼 가축인 듯 가축 아닌 애매모호한 경계 속에 갇혀 있다. 하지만 개가 가축에서 제외되면 식용 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사육 농가는 불법화된다.
 
육견단체와 보신탕 업계는 지난 43년 동안 개고기를 무법지대에 방치해놓고 이제 와서 개고기 식용 금지를 논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개고기 식용 금지에 앞서 사회적 합의부터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 공백 상태에서 개식용 금지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불협화음과 충돌은 예견된 수순이다.
 
반면 동물단체들은 문 대통령의 ‘개식용 금지 검토’ 발언에 늦었지만 대환영이라고 호응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를 먹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며 식용견이라는 이름으로 개들을 사육하는 농장에서는 잔인한 불법 도살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인 1500만 시대, 여름철 삼복날 보신탕 가게 앞에 길게 줄을 서던 광경은 거의 보기 어려워 졌다. 보신탕 가게가 몰려있던 골목들도 이제 여남은 곳만 남았다. 시대에 따라 식문화도 변하지만 육견단체와 보신탕 업계는 생계와 직결된 문제다. 육견협회는 목소리라도 낼 수 있지만 작은 보신탕가게들의 신세는 더욱 궁색해질 것이다.
 
개식용 금지 논란은 개를 가족이나 친구로 여기는 사람들과 음식으로 여기는 사람들, 그리고 이에 따른 이해 당사자들이 관련된 문제다. 이 문제가 소모적인 논쟁의 반복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움직일 것이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그에 걸맞은 대책이나 방안을 신중히 검토한 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허경진 기자 / sky_kjheo , kjheo@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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