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로 찢긴 제1노조… 한국노총 내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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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李 지지 선언하고 “140만 조합원 대선운동 돌입”
부산본부·외기노련 “대의원 투표만으로 李 선택… 尹 지지”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10 14:08:25

▲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이 2018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연합노련 규탄 및 건설근로자 고용 개선에 관한 법률(건고법) 개정안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조합원이 14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 노동조합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대선을 앞두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국노총이 이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은 가운데 산하단체들은 이같은 행보에 반발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에 나섰다.

10일 한국노총 산하 전국외국기관노동조합연맹(외기노련)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이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반대한다며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외기노련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약속했지만 노동자 현실은 더 열악해졌고 생존 위협은 커졌다”며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 실정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다. 국가안보를 사수하고 침몰 직전의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으로 공정‧정의‧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날(9일)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선별대표자와 노동위원 1490명도 부산시당 강당에서 상급단체의 이 후보 지지를 강력 성토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내고 “대한민국의 위기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5년을 되찾기 위해 윤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권은 공정과 정의·상식이 훼손되고 내로남불을 남발하는 무능한 정부”라며 “노동의 가치와 노동 중심의 대한민국을 위해, 공정과 정의·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이사제를 실천할 수 있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박진수 한국노총 부산본부 부의장은 이 후보 지지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40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는 한국노총에서 대의원 700여명의 투표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대표성이 떨어져 승복할 수 없다”고 했다.

8일 한국노총은 비대면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의원 투표만으로 이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 대의원은 전체 조합원의 0.06%인 847명으로 이 중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741명이다. 지지 후보를 결정한 직후 한국노총은 “모든 산별연맹과 지역조직을 대선 대응체제로 재편하고 140만 조합원이 공세적 대선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 후보 지지 철회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을 찾아 차기 정부 노동정책 협약식을 진행했다. 그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과 함께 모든 국민이 희망을 갖고 성장하는 나라, 공평한 나라, 양극화가 완화돼서 희망 있는 그런 세상을 꼭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오늘의 정책협약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