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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더는 우리 식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자

우리 내부에 만연한 불합리하고 비실용적인 관행 거둬내야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4-18 09:48:13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대통령 인수위가 법적·사회적 나이의 기준을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년 전만 해도 이에 대한 국민 찬반 여론이 매우 팽팽했으나, 최근에는 70% 정도가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대쪽의 의견은 법적 나이는 만으로 하더라도 사회적 나이는 개인의 편의에 따라 혼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 쓰던 ‘세는 나이’나 ‘연 나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쓰레하다. 세 개의 나이를 동시에 사용함으로 인한 불편과 부작용이 너무 컸다는 점에서 실로 만시지탄이다. 
 
오랜 기간 이에 대한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정부가 등한시하거나 무시했다는 비난을 벗어날 수 없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어 온 것이다. 우리 사회 저변에 산재해 있는 세계적 기준과 동떨어진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인 나이가 이제라도 통일되고 있어 다행스럽다. 늘 지적되는 정부의 온갖 규제나 과도한 시장 개입도 유사한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에 가장 성공한 나라로 한국이 꼽힌다. 다소 평가가 식기는 했지만 한국을 부러워하고, 배우려는 나라들이 여전히 많다. 빈약한 자원과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을 무대로 우리 기업과 개인이 흘린 피와 땀의 양이 절대 적지 않다. 상품 하나를 수출하기 위해서도 세계 시장의 표준과 국제적 통용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무역 규모 1조 달러라는 무역 대국이 되기까지의 이면에는 이러한 엄청난 노력이 숨겨져 있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고, 글로벌 공급망에 이바지하는 비중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하물며 최근에는 지구촌으로 확산하는 한류 열풍의 파급력이 대단하다. 
 
아시아 국가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어 우리 삶의 일부를 인류와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은 매우 개방되고 글로벌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분하지 않나 하는 착각이 드는 것은 겸손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 우리 내부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아직도 미흡한 점이 허다하다. 보편적 상식이나 원칙에서 보면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것들이 수두룩하다. 변화를 거부하고 현상을 고수하려는 집착이 의외로 강하다. 물론 우리 고유의 전통이나 미풍양속까지 버리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다 보면 형식에 치우치면서 비합리적이 될 개연성이 커진다. 합리적이면서 실용적인 사고와 접근을 방해하기도 한다. 역으로 한국에 들어와 장기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들도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그들은 세계를 무대로 맹활약을 하는 한국 기업이나 개인의 역동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국에서의 삶에 많은 기대와 설렘으로 입국한다. 그러나 이도 잠시에 불과하고 얼마 가지 않아 실망과 심지어 비판까지 서슴지 않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너무나 다른 자국과 한국인의 생활 관습, 기업 풍토, 정치 혹은 관료 사회 등을 보면서 문화적 충격을 토로하기도 한다. 귀에는 거슬리게 들릴 수 있지만, 이들의 지적에 우리 현재의 모습과 무엇을 고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실용적 정부·사회를 위해 의식 구조와 사는 방법의 획기적 개선을 위한 용기와 결단 필요
 
벌써 새로운 정부의 요직을 맡게 될 인사들의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얼마나 많은 인사들의 가려진 치부가 드러나 국민적 실망감을 안겨줄지 걱정이 앞선다. 외국 주재원들이 의아해하는 고질적 한국 사회의 병폐가 관변과 연결된 관치 문화다. 전관예우 관행이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관의 힘과 이에 의존하는 경제적 파이가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법무법인, 대기업이나 관변 단체에서는 전직 고위 관료를 모시기 위해 안달을 한다.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로부터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이에 주저하지 않는다. 
 
장기간 공무원을 하면서 취득한 소득보다 퇴직 후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기회를 마다할 리가 없다. 이에 대한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적 활동에 정부가 차지하거나 좌지우지하는 비중이 높은 후진적 구태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일부 후진국을 제외하고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 한국에서는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으레 나오는 것들이 비록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 혹은 탈법 행위다. 힘을 가진 자가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나 가족 혹은 주변인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알면서도 침묵하거나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응할만한 수단이 별로 없다. 당사자는 갖은 변명과 핑계를 내놓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일이 없다. 
 
이외에도 비리·투기·탈세 등이 터져 나올 것이다. 아무리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치명적 도덕적 결함이 있으면 공직 수행에 동력이 붙지 않는다. 정부 출범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런 인사들은 철저하게 배제돼야 하고, 본인 스스로 이를 고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청문회 인사 검증 7대 원칙을 요란하게 내세웠지만, 미사여구에 그치면서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바깥세상 돌아가는 것과는 무관하게 우리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허망한 현주소다. 정권이 바뀌어도 이런 모습이 전혀 바뀌지 않고 그대로 답습된다면 국민에겐 희망이 없어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암울해진다.
 
새로 들어설 윤석열정부는 실용성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더해 대통령실 축소 등 정부 조직 슬림화를 기치로 내건다. 환영할만한 일이고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조치이자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개편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의 발본적인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인사다. 시작도 하기 전에 잡음이 계속 나오는 것은 형식이나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제도나 관행의 점진적 개선은 필연이다. 내부의 비실용적 요소나 잔재들이 워낙 뿌리가 깊고 고질적이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용주의의 안착을 방해하는 현실의 벽이 높고 두텁다. 이와 타협하고 적당히 버무려 넘어가면 국가의 발전은 정체되고 성장 동력은 작동하지 않는다. 
 
변화를 거부하는 거대한 기득권과의 한판 승부를 위해서는 최고 권력자가 실용적 사고와 행동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제라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우리의 의식 구조와 사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자세가 불길처럼 일어났으면 한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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