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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북한 핵무력 위협과 위기의 동북아 평화안보

‘코앞에 다가온 북한 핵무력 위협’ 동북아 ‘공포의 균형’ 깨지나

새정부 취임 엿새전 北 ‘ICBM 추정 탄도미사일’ 발사

‘비핵화 의지 전무하다’ 한·미·일 군사안보 공조태세 절실

러시아 핵위협과 맞물리며 강 대 강 구도 ‘동북아 안보 지형’

기사입력 2022-05-11 00:05:34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성과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한 평양시 안의 대학생,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3일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엿새 앞두고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강행했다. ‘핵 선제타격선언 후 첫 미사일 발사로 고강도 도발신호탄을 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월부터 이어진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등 내부 대형 행사에 이어 521일로 예정된 윤석열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전략 도발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은 윤석열정부 취임 직전인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00㎞, 고도는 60여㎞로 탐지됐다. 잠수함에 장착한 에스엘비엠은 적대세력 근처 바다까지 몰래 접근해 주요시설을 타격하는 무기다.
 
북한의 에스엘비엠 발사는 지난해 10월19일 신포 일대에서 쏜 이후 7개월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규탄했다. 김성한 윤 정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입장문에서 “신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전반적인 북핵 미사일 위협을 재평가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 역량을 결집하여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 능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2017년9월 이후 핵실험을 잠정 중단했으나 올해 들어 전술핵 탑재를 염두에 둔 소규모 핵실험을 준비중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6일(현지시각) “북한이 이르면 이달 중 7차 핵실험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관련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18일 만에 군사 도발을 다시금 강행했다. 합참 및 정보당국에 따르면 해당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470, 고도는 780, 최고 속도는 마하 11(초속 3.7)로 각각 탐지됐다. 사거리는 약 1080. 정상각도 발사 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15000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추산됐다정보당국은 미사일의 정체를 성능이 검증된 ICBM화성15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렸다사거리가 좀 더 긴 신형 ICBM 화성17형이 316일 시험발사 당시 공중에서 폭발해 아직 추가 테스트를 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 지적이다.
 
이는 425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제든지 핵을 쓸 수 있다고 언급한 핵 선제타격발언 후 첫 무력시위이다. 당시 열병식에서 근본 이익 침탈이란 조건을 달았으나 핵무력 사용가능성을 명확하게 시사했다. 430일 김 위원장은 열병식을 지휘한 군 수뇌부들을 격려하며 적대 세력들의 모든 위협적 행동에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선 해당 발언을 두고 전술핵 능력을 발전시켜 온 북한이 곧 한국에 핵공격 위협을 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열병식 때 자신들의 핵무기 사용 목적을 전쟁방지차원을 넘어 모든 위협으로 확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이미 324일 모라토리엄(ICBM 발사·핵실험 중단)을 파기했으므로 향후 핵실험을 포함한 다양한 핵·미사일을 속도전형태로 발전시키는 도발을 연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술 소형 핵무기 실험할 것구체화된 북한 핵실험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실시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사실상 협상 카드능력을 최대치로 확보한 후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나섰던 2017년의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언론에 당시의 상황이 올해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재현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라며 북한이 무한정 도발만 이어가긴 어렵기 때문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후, 혹은 2024년 말 미 대통령 선거 전후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취임 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21일을 전후해 핵실험 등 대형 도발도 점쳐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마침내 열병식 자축 모드에서 벗어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라며 그동안 시험하지 못했던 미사일과 핵무기를 최대한 실험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들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에 주력하는 정황이 포착되는 등 북한의 핵 위협이 노골화하는 상황이다.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형과 지질, 갱도 설계 등을 바탕으로하여 3번 갱도가 견딜 수 있는 폭발 규모를 추정한 북한의 다음 핵실험 : 얼마나 클까란 제목의 보고서를 4월29일 냈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언론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전술핵무기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2018년 3월30일 미 '38 노스'에 게재된 북한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찍은 에어버스 디펜스 & 스페이스의 위성사진. [AP/뉴시스]
 
하이노넨 연구원은 38노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3번 갱도가 최대 50㏏까지 폭발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반적으로 전술핵무기 폭발 규모가 최대 20㏏ 미만인 만큼 전술핵 실험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가장 논리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라며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기반의 두 가지 유형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이 두 가지 유형 모두를 소형화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까지 파악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의 복구 상황으로 볼 때 지난 20179월 이루어진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약 250㏏ 규모의 폭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1차 핵실험 때 사용한 1번 갱도, 26차 핵실험 때 사용한 2번 갱도, 아직 실험한 적이 없는 3, 4번 갱도로 구성돼 있다. 이중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으로 오염돼 이미 폐기됐다. 남은 2~4번 갱도는 지난 2018년 북한 스스로 외신기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폭파했다. 북한은 올해 3월부터 3번 갱도 복구에 나섰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제적 핵 공격을 시사한 것에 대해 한반도 내 힘의 균형을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언론에 북한이 선제적 핵 공격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한 것은 한반도의 힘의 균형을 바꾸려는 시도라고 분석한 뒤 북한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한 보험뿐 아니라 한국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고 평가했다.
 
공포의 균형깨지나, ·동시 꺼내든 핵카드
 
냉전 이래 주요한 핵전략이었던 상호확증파괴(MAD·Mutually Assured Destruction) 전략이 파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MAD는 선제 핵 공격을 하면 상대 역시 보조된 핵 전력으로 전멸시키는 보복 전략이다. 복구 불가한 손해를 상호간에 미칠 수 있는 능력으로 현상유지를 선택하지 않는 한 무조건 파멸만 남는다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으로 평화가 유지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MAD는 북한의 핵도발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심화하며 러시아 푸틴발() 핵 사용 가능성 시사에 따라 동아시아 전체에 핵무력 확산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전 세계 핵탄두 보유수는 러시아가 가장 많은 6255개를 보유했다. 이어 미국이 5550개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공포의 균형 상태에서 사용 할 수 없는 무기가 된 핵이 러시아와 북한 등 공산권 진영의 핵사용 위협에 깨질 우려가 커진 셈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전세계 핵탄두는 러시아 6266개를 이어 미국이 5550개로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그래픽=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닷새째인 228(현지시각) 핵 전력 부대에 특별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1962년 쿠바 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서구에 핵 위협을 가한 것이다. 러시아는 침공의 전진기지가 된 벨라루스에 러시아 핵무기를 들여올 수 있도록 헌법을 바꾸기까지 했다. 러시아 국영TV1(현지시각) 런던·파리·베를린 등 유럽 주요국 수도에 대한 핵공격 시뮬레이션을 방송했다. 여기에 더해 푸틴 대통령이 9일 러시아의 승전 기념일 퍼레이드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마지막 공격을 위한 국가총동원령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구는 이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 및 북핵 위협을 이유로 미국과의 핵공유론이, 대만은 중국 공격에 맞설 핵무장론이 제기된 상태다. 독일은 전후 70여년 동안 평화중심으로 유지해온 외교안보정책을 전환해 무력 증강에 나서기로 했다. 바이든 정부는 3월 공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 요약본에서 핵 사용의 전략적 모호성을 선택했다.
 
특히 보통국가로의 회귀를 위한 평화헌법 개헌에 총대를 멨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최근 이어진 급격한 동북아 정세변화에 대해 일본도 핵 공유정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표명하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터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부 회원국에 자국의 핵무기를 반입해 이들 국가와 공동 운용하는 것을 일본까지 확산해 미국의 핵우산 보장 대신 나토 식으로 전술핵을 배치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동북아 정세가 핵을 두고 강 대 강대치국면으로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더되는 분위시ㅣㄹ화우려가 힘을 얻는 중이다.
 
전문가는 북한이 한국·미국·일본에 대해 선제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이의 능력을 강화한 만큼,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북한 위협에 따른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보다 우선순위에 뒀다보다 포괄적인 연합국 미사일방어체계로 통합해 북한 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다 적극적인 한·미·일 공조를 통한 북한의 동북아평화안보 위협에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편, 윤석열 새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두고 만발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윤 당선인은 한·미간 (대북억지력과 방어력 증진을 언급해왔다·미군사훈련 재개를 암시하며 미사일 방어 증진을 위해 또 다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배치에 대해 시사했다. 취임 전 대북문제 현안 논의를 위해 전통적 우방국가인 미국과 일본에 각각 정책협의단을 파견했다.
 

 [장혜원 기자 / hyj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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