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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논의되던 연예 기획사 SM 엔터테인먼트(SM) 인수건이 아직 타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협상 당사자들은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믈 시사했다. K-POP 및 K-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지고 전 세계적인 방역 완화 기조로 SM이 보유한 아티스트 콘텐츠의 가치가 커지고 있어 SM 엔터테인먼트(SM)의 새 주인이 누가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업계의 관심이 높다.
글로벌 한류 인기에 뛰는 SM 몸값… 대형 플랫폼 관심 커져
SM 인수전은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CJ의 3파전 구도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네이버가 SM 인수 건에 대한 투자 검토를 하지 않는다고 공시하며 카카오와 CJ 양강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 시점은 지난해부터다. SM 지분의 18.5%를 보유한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가 70세 고령이 됐음에도 경영 승계를 고려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매각설이 불거졌다.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국내 플랫폼 업체가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실제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 중인 SM 주식 439만2368주의 가치는 4일 종가(6만7900원) 기준 3000억원에 육박하는 2982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해당 주식의 인수 금액을 최소 6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인수 후 이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 참여 여부와 향후 사업 계획을 놓고 계속해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현재 거래 가격보다 높게 평가되는 이유로 K-POP 팬덤 시장의 높은 잠재력이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팬덤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7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산출한 한국 콘텐츠 수출 역시 2020년 119억2000만달러(약 15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15년간 연평균 15.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BTS, 블랙핑크 등 K-POP 가수들이 글로벌 흥행을 거두며 K-POP의 위상이 올랐고 오징어게임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으로 어느 때보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해외시장에서의 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M은 한마디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 기획사다. 특히 HOT, SES 등 1세대 아이돌을 신호탄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등 K-POP 시장을 선도하는 아티스트를 대거 배출한 명품 기획사로 통한다. 최근에는 NCT, 에스파 등 신생 그룹도 성공시키며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SM에서 새로운 그룹이 데뷔한다는 사실만으로 전 세계 K-POP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SM의 브랜드 파워의 경우 K-POP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에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SM 소속 아티스트의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해 콘텐츠화한다면 향후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의 막강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대체적 전망이다.
카카오는 산하에 이담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하이업엔터테인먼트 등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안테나뮤직을 인수하는 등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J 역시 콘텐츠·커머스 계열 자회사 CJ ENM을 통해 AOMG, 하이어 뮤직 등 산하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직접 아이돌 그룹을 런칭해 소속 아티스트로 두고 있다. 여기에 SM 엔터테인먼트까지 추가되면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유할 수 있다.
네이버가 또 다른 대형 연예 기획사인 하이브와 손을 잡은 것도 카카오와 CJ가 SM 인수에 열을 올리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네이버는 기존에 운영하던 팬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와 통합하며 하이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SM 역시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K-POP 팬 플랫폼 ‘디어유 버블’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디어유는 SM 소속 연예인들이 속해 있으며 연예 기획사 JYP 역시 디어유에 214억원을 투자하며 연합 체계를 구축했다.
BTS, 세븐틴 등 하이브에 소속된 인기 아이돌 그룹과 팬 플랫폼을 네이버가 선점한 상황에서 디어유를 손에 넣게 된다면 네이버와 하이브에 맞설 새로운 팬 플랫폼을 얻을 수 있는 것도 SM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방역 완화로 실적 향상 기대감… 라이크기획 청산 시 수익성 향상
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SM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015억원과 당기순이익 133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엔터 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며 803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엔데믹(풍토병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불가능했던 해외 공연 등이 가능해지면 SM의 실적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M의 입장에서도 카카오 혹은 CJ ENM에 의한 인수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K-POP 시장이 커지며 아이돌 그룹의 수익 창출 수단이 단순한 음반 판매와 공연 매출 등을 넘어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노출할 대형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경영권을 가져왔을 때의 체질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를 중심으로 한 SM 소액 주주들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SM 이수만 프로듀서와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됐다고 주장하며 독립적인 감사 선임 필요성을 주장했다. 여기에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해제도 요구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로 SM이 20년 이상 음악 자문 명목으로 프로듀서 용역비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크기획은 SM으로부터 240억원을 수령했다. 인수를 통해 경영권이 인수 회사 측으로 이동하면 오너리스크를 타파하고 라이크기획에 지급되던 금액을 영업이익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주가 상승까지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인수 후에도 경영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SM 인수가 오너 리스크 타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실제 협상 과정에서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 참여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SM, 카카오, CJ 등 인수 협상 당사자들은 몇 달째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은 채 신중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카카오의 종속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제휴와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27일 이후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CJ ENM 역시 지난해 10월 “당사는 음악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및 사업 시너지 등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CJ ENM은 재공시 기한인 2월25일 다시 한번 동일한 내용을 공시했다.
업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SM 엔터테인먼트(SM) 인수논의가 언제쯤 가닥이 잡혀 새 주인의 출현을 알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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