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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전통춤 본질을 동시대에 고(告)하다
전통춤 세계화에 다가 선 경기도무용단 ‘순수_더 클래식’
하나경 ‘살풀이’ 독무, 전통춤·오케스트라 결합에 방점
이주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5-06 09:43:02
 
▲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문학박사
경기도무용단은 젊고 역동적이다. 탄탄한 기량을 자랑한다. 단원들의 역량에 기반한 2022년 첫 시즌 공연 ‘순수_더 클래식’이 산뜻하면서 웅숭깊게 열렸다. 경기무용단 김상덕 예술감독의 총연출·안무, 국립무용단 수석 윤성철의 공동안무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2022.4.15.~17)에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의 핵심은 전통춤과 오케스트라의 만남이다.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합적 결합이 얼마나 시너지를 낼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현대 무대예술에서 다양한 예술적 조합은 보편화 양상을 보인다. 
 
1993년 창단된 경기도무용단은 한국창작춤과 더불어 전통춤 레퍼토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오랜만에 전통에 기반한 우리춤의 묘미를 정제시켜 보여줌으로써 공연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순수’는 우아미와 비례미의 핵심이다. 이상적인 미 실현을 위한 알파와 오메가 역할을 한다. 
 
‘클래식(classic)’은 두말할 나위 없다. 서양음악 지칭을 넘어 전형성과 대표성을 상징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이런 측면에서 두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 공연은 지향점이 명확하다. 우리 춤의 세계화, 대중화를 목표로 둔다는 점이다. 상당 부분 목표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 태평무 [사진=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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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총 10작품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순수의 땅, 생명의 태동, 회환의 시간, 에필로그로 이어진다. 우리 춤이 지닌 내재성을 삶의 순환성과 연결시켜 풀어냈다. 그 상징적 의미가 무대 상부의 원형 구조물이다. 순환은 생명이다. 
 
그 속엔 삶과 죽음, 슬픔과 기쁨 등 양가성(兩價性)이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무대언어로 담아낼 지가 관건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연 전체 구성은 이를 받쳐 줬다. 각각의 독립 작품 연결 고리를 원(圓)이 품고, 발현시킨다.
 
▲ 장구춤
 
공연은 ‘강강술래’로 문을 연다. 시원성을 소리와 호흡하며 풍작과 풍요, 여기에 하나됨의 공동체성까지 담지시킨다. ‘순수의 땅’에 다다른 무용단은 춤 공간의 확장성을 풍요롭게 보여준 ‘태평무’, 대나무 영상 배경하에 남성 군무로 진행된 ‘한량무’, 오케스트라 현의 울림속에 한량무와 춤적 대화를 나눈 ‘부채산조’로 채웠다. 
 
두 번째 장 ‘생명의 태동’에서는 두드림을 울림으로 치환시킨다. 남자 솔로춤으로 시작해 군무로 연결한 양손의 미학인 ‘진도북춤’, 동과 정의 호흡, 장단의 교차가 돋보인 ‘장구춤’이 태동의 순간을 맛보게 했다. 
 
세 번째 장 ‘회한의 시간’에서는 전통춤의 숨결이 예혼으로 직조된다. 세 작품은 진혼무이자 동시대적 가치를 담은 축원무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슬픔의 승화는 우리 춤의 숭고미를 비상시키는 요체다. 구음과 오케스트라가 춤을 감싸며 염원성을 살린 ‘신칼대신무’, 한을 영원의 세계로 인도하며 슬픔을 밀어 내는 역동성이 돋보인 ‘지전춤’이 회한 속 위로와 공감을 동시에 던져 준다.
 
▲ 살풀이
  
세 번째 장에 포함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의 방점을 찍은 작품은 바로 ‘살풀이’다. 경기도무용단 수석인 하나경은 자신의 주특기인 살풀이춤을 통해 춤적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 
 
안무로 참여한 윤성철은 비탈리 ‘샤콘느’의 슬픈 선율과 살풀이춤을 연결시켰다. 전통춤과 오케스트라의 만남이란 특질을 대변해 준 것이다. 깊이 동감한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유려한 선율 속에 떠난 자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등장하며 이 춤은 시작된다. 원형 구조물이 천장에서 무대 가까이 내려오는 장면에서는 하늘과 세상이 마주해 회한의 시간을 승화시키는 듯한 느낌이다. 
 
이 솔로춤은 독립작으로도 충분하다. 6명의 여자 군무가 독무를 이어받으며 객석에 몰입도를 더한다. 브라보 소리 높다.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에필로그 ‘학춤’이다. 출연진 전원이 함께한 이 춤을 통해 내일을 여는 메시지를 던진다. 희망의 노래를 학춤이 지닌 고고함을 통해 클래시컬하게 담아냈다.
 
▲ 학춤
  
경기도무용단의 ‘순수_더 클래식’은 공연이 다소 긴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기획의도가 분명했고, 안무 구성을 통해 의도한 바를 잘 풀어냈다. 상임안무보다 능력있는 객원 안무자의 적극적인 활용은 무용단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리라 본다. 시즌 첫 무대를 의미있게 장식한 김상덕 예술감독이 이끄는 경기도무용단의 순수한 비상을 바라본다. 클래식이 답이다. 춤의 본질이 이에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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