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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드디어 달을 향한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지난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한 이후 그 바통을 ‘다누리(KPLO)’가 이어 받은 모양새다. 다누리는 최초의 달 탐사선인 시험용 궤도선으로 달 100km 고도를 비행하며 달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오는 8월3일 발사될 예정이다.
아울러 달에 사람을 보내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참여한다. 미국이 1969년 인류 최초로 아폴로 11호를 통해 달 착륙에 성공한 이후 50여년 만에 다시 한 번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여기에 한국도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누리호 바통 이어받은 ‘다누리’… ‘7대 우주강국’ 입지 굳히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다누리는 이달 5일 대전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떠나 특수 컨테이너에 실린 채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 올랜도 공항까지 이송됐다. 미국 현지에서 다시 육상으로 이동해 7일 오전 4시경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베럴 우주군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다누리는 발사 예정일인 다음달 3일까지 한 달여간 상태 점검, 발사체 결합 등 발사준비 과정을 거치고 연료 또한 주입된다. 발사 시각은 국내 시간으로는 오전 8시 24분, 현지시간 2일 오후 7시24분에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 X’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려질 계획이다.
발사 이후 다누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와의 협력 아래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 궤적을 따라 항행 및 통신 관제를 통해 달 궤도에 진입한다. 지구와 달의 직선거리는 약 38만5000km로 이동하는데 3일 정도 소요되지만 BLT는 행성 간 중력을 이용해 큰 궤적을 그려가며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방식이므로 다른 궤적에 비해 길다는 단점이 있어 달까지는 최소 4개월 보름이 소요된다. 하지만 상당량의 연료를 절감(약 25%)할 수 있고, 그만큼 임무 수행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올해 말까지 다누리는 달 궤도에 진입하고 내년부터 1년간 달 상공 100km를 돌면서 부여된 과학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누리는 달 착륙 후보지 탐색과 자기장·감마선 측정 등 달 과학연구 및 우주인터넷 기술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사와의 달 탐사 협력을 통해 한국은 미국이 강점을 가진 심우주 항행기술과 심우주 통신기술을 전수받고 향후 나사의 유인 달 탐사 시 적절한 착륙지점을 찾는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는 2031년까지 달착륙선 개발도 추진키로 했다.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29m 크기의 다누리는 항우연을 비롯한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탑재체 5개와 NASA 탑재체 1개 등 총 6개의 탑재체가 실린다. 세부적으로 △고해상도 카메라(LUTI·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발)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한국천문연구원 개발) △자기장측정기(KMAG·경희대 개발) △감마선분광기(KGRS·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 △섀도캠(ShadowCam·NASA 개발) 등 5개의 관측 장치와 △우주인터넷 (DTN) 검증기(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개발) 등 6개의 과학임무 탑재체가 실린다.
탑재체들은 달 주변의 자기장 세기를 측정하거나 달 표면에 있는 자원 탐사를 위해 감마선 분광을 측정하는 등의 측정 임무와 달 뒷면 편광영상, 달 극지방의 영구음영지역 고품질 영상,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한 영상 등을 촬영하는 임무를 맡았다. 또한 우주인터넷 탑재체를 통한 심우주 인터넷 통신을 처음으로 실증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다누리는 우주탐사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개발 작업이 진행돼 올해 12월까지 7년 동안 2367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성공하게 되면 달 탐사를 통해 달까지의 비행 및 제어기술, 달 궤도 진입기술 등 첨단 우주기술 개발과 우주산업화 촉진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우주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면서 국가 브랜드가치 상승과 국민의 자긍심까지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무인 달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구(舊)소련·중국뿐이다. 달 궤도선 탐사로 범위를 확장해도 미국 등 3개국 외에 일본·유럽연합(EU)·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누리호에 이어 다누리까지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안착하면 ‘7대 우주강국’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된다.
달에 우주인 보내 우주기지 세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 韓 합류
우리나라의 달에 대한 도전은 다누리 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1969년 인류 최초의 아폴로 11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다시 한 번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르테미스는 세계 12개국이 참여해 2024년까지 우주인 2명을 달에 보내고 2028년까지 달에 지속 가능한 유인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아르테미스 약정’을 체결하면서 이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NASA는 달 탐사 및 우주 기지 건설을 위해 아르테미스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 시도로는 ‘아르테미스 1호’가 달까지 무인비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즉 오리온 우주선을 싣고 달 궤도를 돌아보고 오는 시험 운행인 셈이다.
이어 2024년에는 우주인 4명을 태운 채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된다. 탑승한 우주인들이 달에 착륙하지는 않지만 달 주위를 돌아보고 복귀하는 방식으로 비행이 이뤄진다. 2025년이 돼서야 달에 착륙할 예정이지만 아르테미스 1·2호가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쳐야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선행 시험비행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달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달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역사적·과학적 가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달 탐사의 유무형 경제적 가치를 투자 예산 대비 5배가 넘는 3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달에는 헬륨3(He3)·우라늄·희토류 등의 희귀자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희토류는 전기차나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영구 자석이나 고강도 또는 경량 합금을 생산하는 첨가제·특수 광학유리 제조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되기 때문에 이를 지구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산업계에 생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한 중간 기착지로도 활용이 가능하기에 달은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공기가 없어 달에 있는 모든 것들이 수년간 변하지 않은 채로 보존돼 있다. 예컨대 소행성 및 혜성과 달이 부딪힌 흔적인 분화구들이 그 증거다. 전문가들은 달이 가지는 과학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태양계의 역사의 일부로서의 달과 지구형 행성의 일부로서 달이 가진 내부구조와 생성·변화과정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박사는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대기순환·지질작용 등의 행성작용이 발생하지 않고 소행성·혜성 등이 충돌하면 행성작용으로 유실되는 지구와 다르게 달에는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남아 있다”면서 “달 탐사에 성공한 이후에도 많은 관측과 분석을 토대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박사는 특히 “향후 외계 행성들을 연구하기 위해서라도 지구형 행성의 생성·진화·변화과정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수성·금성·지구·화성 등 4개의 지구형 행성과 달을 충실히 연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는 수많은 전파들이 오고 가기 때문에 굉장히 ‘시끄러운’ 행성이라 우주 깊은 곳에서 오는 신호를 잡아채기 힘들다”며 “전파가 없는 달이나 달의 뒷면의 경우 심우주에서 오는 미세한 신호도 잡아낼 수 있어 연구에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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