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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칼럼]

개발연대의 위대한 영웅 김재관을 아십니까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8-02 09:26:30

▲ 조우석 평론가·전 KBS 이사
포스코(포항제철신화의 주인공 박태준 이야기는 현대사의 큰 자랑이다하지만 역할 자체로 보자면 그는 포스코의 현장소장이 맞다종합제철 성공을 위해 행정 역량의 모든 걸 뒷받침했던 당시 부총리 김학렬이 포스코 사장에 해당하며회장은 두말할 것 없이 박정희 대통령이다여기서 하나 빠진 게 있다종합제철의 첫 꿈을 꿨던 첫 설계자는 누굴까.
 
현대사의 그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멋진 신간에서 찾았다. ‘뮌헨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기적’(홍하상 지음백년동안). 책을 보니 포스코 설계는 물론 대한민국 산업화의 총괄 디자이너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다김재관(1933~2017) 박사가 그분이다책 부제도 ‘한국산업화의 설계자 김재관이다개발연대의 위대한 숨결을 다시 느껴 본 이 책을 내게 선물해 준 분은 김의재(85) 전 국가보훈처장과 김송자(82) 전 노동부 차관이다.
 
두 분은 “책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1964 12월로 거슬러 올라가는 첫 이야기부터 그렇다그때는 모두가 다 아는 눈물로 덮였던 파독 간호사와의 독일 함보른탄광 모임 전후로 당시 재독 유학생과의 모임이 별도로 있었다박 대통령이 “어떤 일이 있어도 잘사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뒤 “혹시 해 주고 싶은 말씀이?”라고 되물었을 때다.
 
시선이 한 청년에 꽂혔다그가 벌떡 일어나 영문 보고서 ‘한국의 철강공업 육성 방안을 박 대통령에게 바쳤다뮌헨공대 금속재료학 박사 출신으로 굴지의 철강회사(데마그)에서 일하던 갓 서른한 살 된 김재관이었다상기된 표정의 그가 “각하산업의 기반 철강은 언젠간 해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대통령도 선뜻 악수를 청했다그걸 두고 “산업발전사에 한 획이 그어지는 순간이라고 책은 묘사했지만 그 이상이다청년과 정치인 두 가슴의 위대한 만남이고 가히 현대사의 명장면이기 때문이다.
 
당시 박정희도 종합제철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단 세계은행에서 뜯어말리는 바람에 포기 직전인 상황에서 유학생 청년이 박정희 가슴에 불을 붙인 것이다이야기는 2년 뒤 박정희가 그를 제1호 해외유치과학자로 불러들이면서 꿈에서 액션 프로그램으로 줄달음친다그의 직책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1연구부장. ‘과학 행정의 달인’ 최형섭(전 과기처 장관소장을 모시고 마구 달린 것이다.
 
당시 그의 역할 중 잊을 수 없는 게 최첨단 고로(高爐방식에 의한 100t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밀어붙인 대목이다그것만 해도 가슴이 뛰는데자동차 산업의 탄생 자체가 온전히 김재관에 빚지고 있었다는 걸 책을 보고 알았다그것도 드라마다실은 박정희가 ‘오 국보로 총애했던 중화학공업의 건설자 오원철 경제2수석조차 자동차산업에 반대였다당시 상공부 차관보 김재관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산업화의 설계자’ 김재관(왼쪽)박사와 이를 통치력으로 구현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 제공=김원준 KIST 교수]
 
해외 부품 들여와 조립하는 수준을 걷어차야 산다는 것과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의 10%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래를 내다본 원대한 꿈이었다김재관은 오원철과의 갈등을 불사한 채 박정희와 독대하며 그걸 관철시켰다첫 국산차 포니의 탄생(1976)도 순전히 그 때문이다. “훗날 (현대정주영은 그때 결단이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결단이라고 회고했지만그 뒤엔 김재관이 있었다.
 
그래서 의문이다이런 영웅의 평전이 왜 이제 등장했을까얼마 전 전국 255개 초중고 도서관 350만권 장서 중 이승만 대통령 책이 달랑 96권으로 조사됐다김구는 4800여권이고 좌파가 ‘노동의 신으로 추앙하는 전태일 책도 1800여권이다그들이 현대 정주영·삼성 이병철·박태준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겨우 김재관 평전 하나가 뒤늦게 탄생한 꼴이다.
 
이 나라가 정상이라면 ‘뮌헨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책은 수백 종 등장했어야 옳다. TV드라마로 뮤지컬로 영화로 제작돼 김재관은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자 영웅으로 떴어야 했다그게 못내 가슴 아프다이번 평전도 전부 만족스럽진 않다너무 드라이한 서술도 뭔가 아쉽고 결정적 승부처에서 김재관의 고뇌와 내면이 보이지 않는다서독 유학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하니 성장 과정 묘사 역시 생략됐다.
 
그렇다고 감동이 덜한 건 아니다현대사 사실 자체가 주는 울림 때문이다. “아버지조국을 위해 정말 애쓰셨습니다고맙습니다.” 저자 홍하상이 책 뒤에 쓴 대목도 우릴 울린다지독한 폭염 속에서 왜 그렇게 나는 이 책에 빠져들었을까두 가지다우선 올해가 10월 유신 50주년이다김재관을 알고 나니 현대사가 더욱 또렷했다또 하나 좌파 문화권력 백낙청을 모르면 지난 반세기 한국사회 변화를 이해 못 한다고 나는 보름 전 지적했다.
 
지난 반세기 김재관에 대한 망각도 결국 백낙청 탓이 아닐까문화계 전반과 인문사회과학이 몽땅 오염됐고그게 지금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출판과 문학은 물론 문화예술 모든 걸 체제변혁의 도구로 만들었는데그 구조가 지금도 맹렬하게 작동되고 있다이 구조를 뚫고 나온 ‘뮌헨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기적이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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