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박혜수의 전지적 시점]

국민의힘에겐 재야의 고수들이 많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8-04 09:20:17

▲ 박혜수 시인·번역작가
요즘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핵인싸와 함께 아싸(아웃사이더)’라는 말도 유행이다. 언제부터 인간의 부류를 이런 단어들로 구분하게 된 건지 몰라도 사실 이 말들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인간의 유형 내지 스타일이 크게 둘로 나뉘어 있긴 했다. 그러나 인싸가 대세가 되어 절대다수가 인싸 지향의 삶을 살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인싸는 주어진 틀을 인정하고 경계선 안쪽에 머물며 양지쪽을 지향하는 건강하고 낙관적인 인간들이다. 그에 반해 아싸는 경계선 너머의 세상에 속한 존재들이다. 그들은 무리와 어울리지 않고 혼자 다니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일한다. “너희가 날 따돌리는 게 아냐. 내가 너희를 따돌리는 거야라는 게 아싸들의 기본 태도다. 그런 그들을 인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웃사이더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사물을 꿰뚫어볼 줄 안다. 아웃사이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을 발견하는 일이다... 어떤 알 수 없는 정열이 그들을 고독한 사막으로 데려간다….
영국 작가 콜린 윌슨이 아웃사이더를 규명한 말이다.
 
오래 전 학문에 뜻을 둔 것도 아니면서 무작정 유학을 떠나며 챙겨 간 세 권의 책이 있다. 그 중 한 권이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였다. 남들은 입시 준비로 정신없던 고3 시절, 낙방 위험이 없을 대학을 일찌감치 점찍어 두고 널널한 나날을 보내며 드나들던 동네 서점의 주인이 권해 준 책이었다. ‘아웃사이더라는 시크한 제목에 끌려 책의 첫 장을 넘기자 얼음물처럼 차고 맑은 지성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던 그 아찔한 기쁨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콜린 윌슨은 영국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변변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문학 비평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람이다. 16세 무렵 중학교를 중퇴하고 닥치는 대로 허드렛일을 하다가 잠시 영국 공군에 입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일용직 노동자로 돌아가 낮에는 접시닦이 등의 일을 하며 대영박물관 독서실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공원에서 노숙을 하는 거리의 철학자생활을 했다. 그런 그의 정신과 삶을 떠받쳐 준 것은 글을 깨친 후로 계속해 온 엄청난 양의 독서였다.
 
▲ '아웃사이더'를 출간한 24세 무렵의 콜린 윌슨.
 
그가 24세에 내놓은 아웃사이더는 그 방대한 독서의 결과물이다. 그 책은 출간 즉시 이디스 시트웰, 필립 토인비 같은 저명한 인물들의 극찬을 받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그는 책 속에서 카뮈·헤밍웨이·니진스키·(아라비아의) 로렌스·반 고흐·버나드 쇼·니체·도스토옙스키 등을 통해 아웃사이더의 존재를 탐구한다. 그러나 콜린 윌슨 자신도 사실은 아웃사이더였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실에 부담을 느낀 순간 곧바로 낙향해 그 후 줄곧 글만 쓰는 은둔자의 삶을 살았다.
 
얼마 전 윤리위원회의 징계 처분으로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있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도 서울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은둔하는 대신 대중 속으로 뛰어드는 길을 택해 이곳저곳을 다니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소셜미디어·언론을 통해 공개한다. 지극히 인싸다운, 핵인싸가 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향의 사람인 게 분명하다.
 
언젠가부터 국민의힘에서 빚어지는 잡음의 중심에는 늘 이준석 대표가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그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가 하면 대선·지선을 통해 이 대표가 그러모아 준 2030세대의 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부재가 가져 올 파장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2030세대 유권자에 대한 그의 영향력이 개인의 역량이나 매력보다는 젊음·패기·혁신 등의 상징적 이미지를 통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두 번의 선거 과정을 통해 졸렬한 셈법을 드러내며 그의 상징성은 이미 훼손되었다.
 
이 대표는 돌아와도 좋고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비대위 구성 등의 문제를 놓고 아수라장이 된 국민의힘에는 시급히 수혈이 필요하다. 젊음이 상징하는 가치를 대변할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미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인싸들에게서 답을 구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누군가? 유태인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는 국민이다. 찾아보면 우수한 인재들이 곳곳에 숨어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에 제안한다. 일단은 논란을 가라앉히고 수혈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하태경 의원의 말대로 비대위의 성격을 직무대행 비대위로 규정해 놓으면 시비가 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 이 대표가 당 대변인을 뽑았던 토론 배틀 방식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즉시 실행하라. 그 방법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가 낡거나 병들지 않았음을 국민 앞에 보이고 정신이 젊고 유능한 사람을 구해 수혈하라. 국민의힘에겐 재야의 고수들이 많이 있다. 그들과 함께 전략기획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민생문제 해결과 홍보에 집중하라. 그것이 결국 모두를 위한 길이 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 좋아요
    2

  • 감동이에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3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작뮤지컬 '가요톱텐'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는 카라 '박규리'가 사는 동네의 명사들
권문한
한국신문잉크
김세웅
가톨릭대 의과대 의학과 비뇨기과학교실
박규리
카라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탄생‧소멸의 과정 거칠 뿐… 암호화폐 사라지지 않아”
핀테크·분산금융·암호화폐 연구하는 디지털자...

“목수는 엄연한 전문직, 자긍심 없인 못 버텨요”
“사회선 여전히 ‘막일꾼’ 인식… 당당한 대접...

미세먼지 (2022-08-18 10: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