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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세계 무대로 뛰어드는 한국 제약·바이오기업
제약·바이오업계, CDMO 선점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신뢰·설비 갖춘 기업에 대한 수요 급증
세계 최대 규모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롯데·셀트리온 등 ‘도전장’
바이오산업 성장에 CDMO 전망도 밝아… “시장에 면밀히 접근해야”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07 00:07:00
▲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각광받으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CDMO(위탁개발생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CDMO는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 연구 개발부터 임상, 제조, 유통 등 모든 과정을 도맡아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고객 지식재산권(IP) 보호능력과 높은 생산능력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존재하지만, 바이오의약품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고 연구개발(R&D)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현재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관련 분야 세계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국내 내로라하는 제약·바이오기업과 전통 제약사들이 CDMO 분야 선점을 위한 시장 진입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10년 일찍 준비한 삼성, CDMO 설비 세계 최대 규모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7월 중순 인천시와 송도지구 내 산업시설용지 35만7366m²를 426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캠퍼스에 이어 항체의약품 대량 생산시설과 오픈이노베이션 센터가 들어설 2캠퍼스가 들어설 공간이다.
 
1캠퍼스 27만4000m² 일대에는 전체 가동 중인 1·2·3공장과 10월 부분 가동 예정인 4공장이 건설 중이다. 4공장 완공 시 1캠퍼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 규모는 총 62만리터(l)로, 단일기업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이자 글로벌 위탁생산 물량의 30%를 차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일찌감치 2011년부터 CMO(위탁생산), CDO(위탁개발) 사업을, 2012년 설립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투자의 성과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얻고 있다.
 
8월12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4570억원 규모 CMO 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올해에만 대형 다국적제약사 7곳과 8건의 CMO 계약을 체결했고, 아직 가동되지 않은 4공장도 선(先) 수주를 통해 7개 제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누적 수주액은 1조2772억원으로, 이미 작년 전체 수주액(1조1602억원)을 뛰어넘었다. 매출 역시 상반기 1조1627억원을 기록, 작년 한 해 매출(1조5680억원)의 74%를 반기 만에 달성했다.
 
CMO 사업의 전체 누적 수주는 73건, CDO는 95건이다. 관련 분야 선두기업으로서 경쟁국·경쟁기업과의 격차를 벌리며 올해 총 매출 2조원 돌파와 내년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신동빈호’ 롯데 포함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CDMO 경쟁 합류
 
‘K-바이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셀트리온 역시 CDMO 공장 증설로 관련 분야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건설 진행 중인 인천 송도 제3공장에 2024년까지 7500리터 규모 바이오리액터를 준공, 최첨단 아이솔레이터 시스템(무균 분리충전)을 갖춘 프리필드시린지(일체형 주사기) 생산설비 등을 확보해 CDMO 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며 쌓은 연구개발, 임상, 허가 등 경험과 인지도를 살려 CDMO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대웅제약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롯데그룹은 최근 특별사면된 신동빈 회장 지휘 하에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앞세워 바이오산업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만큼 삼성, SK 등 기존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경쟁구도에 조속히 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출범과 함께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보다 앞선 4월에는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모색했다.
 
아울러 CDMO 본격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부지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생산설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할 때 20만리터 이상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지는 국내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바이오 산업단지다. 송도가 규모 면에서 더 크다고 볼 수 있으나 부지 확보, 착공 시기 등을 고려하면 오송 역시 배제할 수 없는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롯데그룹 실무진은 양 지역 관계자를 만나며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전통 제약사에서도 CDMO 준비에 한창이다. 대웅제약은 7월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재생의료세포처리시설 허가를 취득, CDMO 사업 영위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번 허가로 채취·검사·처리된 인체세포 등을 재생의료기관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토대로 CDMO 구조 기반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와 개발, 품질시험, 인허가 지원, 보관, 배송, 판매를 아우르는 ‘올인원(All-in-one) 패키지’ 사업의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HK이노엔, 에스티팜, 이연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도 CDMO 관련 시설을 확충 및 허가를 취득하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세계적 규모의 생산설비,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생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역량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된 바 있어 한국이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진입장벽 큰 CDMO 시장, 선점 중요… “변수 고려한 다각화 전략 병행돼야”
    
▲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현장교육에 참석한 각국 교육생들이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 관계자로부터 항체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
     
CDMO 사업을 둘러싼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미국 신약개발 전문기업 IQVIA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2026년 예상 규모는 6220억달러(약 846조원·환율 1달러당 1360원)로 전체 의약품 1조7500억달러(약 2380조원)의 35.5%를 차지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이 2020년 113억달러(약 15조원)에서 2026년 203억달러(약 27조6000억원)로 연평균 10.1%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GT·Cell Gene Therapy) 분야 CDMO 시장 역시 연평균 31%씩 성장해 2026년 101억1400만달러(약 13조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특히 보안이 중요한 CDMO 사업 특성상 규모가 큰 계약을 장기간 유지하는데다, 계약을 변경할 때 드는 기회비용 또한 커 업체를 자주 변경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에선 그 어느 사업보다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CDMO 시장은 생산설비나 비용, 인프라, 경험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다”면서 “원자재 수급난, 글로벌 경기 상황 등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변수가 다양하고, 경쟁사의 시장진입 또한 늘고 있어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다각적이고 면밀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CDMO 사업에선 백신원료, 바이러스질환,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분야별 특화전략을 바탕으로 접근해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이 보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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