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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Talk]- 뒤늦은 스토킹 범죄 대응책
소 잃고 난 후라도 외양간은 반드시 고치자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9 00:02:30
▲ 노태하 정치사회부 기자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을 계기로 우리사회에서 스토킹 범죄 예방과 처벌 강화 등에 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스토킹 범죄는 반복돼 왔고 그때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제도 개선의 노력이 이어져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이 갈수록 스토킹이 기승을 부렸고 결국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이라는 비극을 낳는 씨앗이 됐다.
 
스토킹 범죄에 대해 일선에서 직접 대응하는 경찰 내부에서는 기존의 대응책들이 처벌 위주의 뒤늦은 대책이라는 자성과 함께 ‘피해자 방어’ 중심의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이 최근 112 신고 시 피해 내용을 말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톡톡 치거나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자동으로 112신고 접수가 가능한 ‘톡톡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찰청은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면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거나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즉시 신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확한 현재 위치를 모르는 경우에도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신고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스토킹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존의 여러 대응책들이 피해자를 보호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기존에 내놓은 스마트워치에 대해 전국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신변보호조치 건수는 1만4786건으로 이미 2020년 전체 건수(1만4773건)를 추월했지만 스마트워치가 지급된 건수는 6374건에 불과했다.
 
제도적으로는 현행 ‘스토킹범죄 처벌법’상 스토킹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 더 이상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2차 스토킹범죄나 스토킹 범죄 신고에 대해 앙심을 품고 보복범죄를 하는 경우에는 이를 막기 위한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낮은 구속영장 청구 인용률을 거론하며 이에 따라 피해자의 고통이 가중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스토킹 범죄와 관련해 구속영장 3건 중 1건을 기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이번 신당동 스토킹 살인사건 용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건에 대해서도 법원이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아무리 높더라도 현행법상 구속요건에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에 대해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위해에 이를 소지가 크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스토킹 범죄를 안일하게 보는 사법부의 시각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회와 경찰에서는 범죄가 발생하고 해당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제도적 개선방안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뒤늦은 대책과 개선안들이 나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지만, 그럼에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늦었더라도 외양간이 잘못됐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국회는 하루빨리 스토킹 범죄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영장 발부사유에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를 포함시켜야 한다.
 
경찰 또한 잠재적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치 보급률부터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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