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설
스카이데일리 사설
외국대사 부르는 국감… 외교적 결례 아닌가
농수해위, 주한 중국·일본대사 증인 채택 호출
“10대 건설사 사장 모두 나와라” 무더기 신청도
여야 협의 통해 文정부 인사들은 슬쩍 빼 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30 00:02:02
여야가 다음 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업인 등 민간인들을 마구잡이로 부르고 있다. 한 상임위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네이버의 사장급 임원 등 17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른 상임위서도 주한 중·일 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외국 대사를 국감장에 불러 세우는 게 외교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풍경이고 해마다 지나침이 도를 더해 간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대기업 사장급 임원들을 내달 열릴 국정감사 증인으로 대거 채택했다.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에서는 90여명의 기업인이 여야 증인 협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회의 기업인들에 대한 출석 요구는 지나친 면이 있다.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은 17대 국회에서 연평균 52명이던 것이 1877, 19125, 20159명으로 계속 늘었다. 1~2분 대답을 듣자고 온종일 대기시키고, 다짜고짜 호통을 치는가 하면 담당 분야와 무관한 질문을 던지는 일이 매년 되풀이 됐다. 부르기만 하고 아무 질문도 없이 끝나는 일도 허다하다.
 
국회 산자위는 내달 4일부터 열리는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네이버 임원 등 기업인 17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삼성 스마트폰·세탁기 불량 조치 과정에서 일어난 소비자 기만 행위와 관련해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여야는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표 이전 정부와의 정보 공유 여부와 관련해서 공영운 현대차 사장을 국회로 부르기로 했다. 이밖에 정탁 포스코 사장(태풍에 따른 포항제철소 침수 대응),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페이 현황), 윤진호 교촌 대표이사(치킨 업계 현황)에게도 질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기업인 소환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플라스틱 저감 관련), 전근식 한일현대시멘트 대표이사(폐기물 시멘트 중금속 검출 문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하청 이중구조),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이 채택됐다. 한 야당 의원은 10대 건설사 사장을 무더기로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국회 내부에서조차 이른바 증인 장사로 기업들을 겁박하는 행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회의원 보좌진은 국정감사 증인 신청을 위협용으로 난사하면서 지역구 민원 해결에 나서거나, 심지어 접대받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이런 악습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 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에 대한 각국 입장을 묻겠다는 것인데 대사의 증인 채택 자체가 이례적이고, 외교 관계를 감안할 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여야 협의 과정에서 문재인정부 관련 인사들은 증인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전 정부 정책 관련 질의를 위해 백운규·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었다.
 
국감은 권위주의 시절 국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을 때 입법부가 국정을 살펴보기 위한 기회로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 국회는 거의 상시적으로 열리고 있고 상임위를 통해 언제든 국정을 감시할 수 있다. 지금 국정감사를 따로 할 필요는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힘을 과시해야 하는 의원들의 필요만 있을 뿐이다. 물밑에선 증인에서 빼주는 대가로 민원을 부탁하는 거래가 벌어지고, 기업인들은 해외 출장을 떠나 국감 망신을 피하려 든다.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1
좋아요
1
감동이에요
0
화나요
1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541(청담동) 세신빌딩 9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5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