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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11년 5개월 만에 3.25%로 인상
사상 첫 6회 연속 인상…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
성장률 올해 2.6%… 내년 전망치 0.4%p 낮춘 1.7%
이창용 “금리인하 논의 시기상조… 물가 떨어져야”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25 00:05:00
▲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11년 5개월 만에 3.25%로 다시 올렸다.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11년 6월 이후 11년 5개월 만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올해 2월을 제외하고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모든 달에 오르며 사상 첫 6회 연속 인상된 진기록을 남겼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5% 수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대응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경기 둔화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제약받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0.25%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추후 고통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할 수밖에 없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3.25%로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중립금리의 상단 또는 그것보다 조금 높은 제한적 수준으로 진입한 상태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들 간에 의견이 굉장히 많이 나뉘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3명은 최종 금리 3.5% 수준을, 1명은 3.25%, 2명은 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종 금리에 도달한 뒤 금리를 얼마동안 유지할 것인가와 관련해 이 총재는 “어떤 시기를 못 박아서 유지된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최종 금리에 도달한 이후에도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물가수준이 물가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충분히 확신한 이후에 금리인하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이 받는 부담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이 총재는 “5% 넘는 물가상승률을 낮추지 않고는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사후적으로 지불해야 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밖에 없다”면서 “추후 고통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이 12월 열릴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치 못한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을 결정한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이는 1.5%로 벌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외환시장이나 국내 물가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한은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 12월에 임시 금통위도 필요할 거란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을 결정하는 굉장히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 “금리 격차는 그중 한 요인이어서 그것만 봐서 결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5.1%·내년 3.6% 전망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통해 “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및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주요국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전기비 연율·계절조정기준)은 미국이 2분기 -0.6%에 이어 3분기 2.6%로 다소 주춤했다가 살아났고, 유로(EU)는 2분기 3.3%로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3분기 0.8%로 급락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로 위험회피심리가 일부 완화되면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며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했다. 한은은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민간소비의 경우 펜트업 효과가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실질구매력 저하, 금리상승 등으로 회복 속도는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 등은 하방리스크로 잠재돼 있다고 한은은 우려했다.
 
설비투자도 글로벌 수요 둔화와 자본조달비용 상승으로 위축될 전망인 가운데, 제조업은 IT부문과 비IT부문 모두 해외수요 둔화 와중에 자본조달여건 악화로 투자 여력이 줄어들면서 부진하겠지만, 서비스업은 정보통신·항공운수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 폭이 둔화됐지만 낮은 실업률 수준이 이어지는 등 양호한 상황이 지속됐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수는 전년 동기대비 94만명 늘어난 데 이어 하반기 70만 명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은 “취업자 수는 올해 리오프닝에 따른 효과 등으로 큰 폭 증가했으나 내년에는 이 효과가 사라지고 경기둔화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은 8월 전망치인 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 2.1%를 상당 폭 밑도는 1.7%로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고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번 전망수준(5.2%·3.7%)을 소폭 밑도는 5.1%·3.6%로 전망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으로 10월에도 5.7%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면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대 초반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경기 둔화 영향 등으로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5% 수준의 높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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