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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선거제도 개혁
이어지는 선거제도 개혁 요구… 첨예한 이해관계 속 난항 예상
대통령·국회의장·정치권·시민단체서 선거제도 개혁 목소리 나와
현행 소선거구제·준연동형비례대표제, 폐해 지적 줄곧 이어진 상황
대안으로 제시되는 중대선거구제… 지역구 사정 따라 입장 달라 신중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6 00:07:30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접견실에서 열린 2023년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2023년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다. 선거제도는 1년 전인 4월10일까지 확정돼야 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부터 국회의장, 여야 의원들과 시민단체들까지 선거제도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열고 3월 말까지는 선거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여야 의견까지는 모은 상황이다.
 
선거제도 개선과 관련해 그간 현행 소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제도 개선에 따른 정당별, 의원 개인별 유불리가 확연하면서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거제도 개선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행 선거제도, 사표로 표심 왜곡·지역 간 갈등 조장 지적
 
윤 대통령은 2일 조선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선거제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며 “지역 특성에 따라 2·3·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2일 기자들과 만나 “사표가 많이 발생하고 호남당·경북당 등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쭉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얘기한 중대선거구제나 다당제를 전제로 지역 간의 협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정개특위 이외에 여야 의원들로 이뤄진 ‘초당적 의원 모임’은 16일 선거제도 개혁 움직임에 첫 시동을 걸었다.
 
이 모임은 이종배·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김상희·전해철 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여야 중진의원 9명이 처음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시작됐고 현재 18명의 여야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을 주도하는 조해진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은 이념이나 노선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의 존폐와 나라의 흥망이 달린 문제”라며 “선거구제를 개편하지 않으면 더 이상 정치는 희망이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8일 보수-진보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범시민단체연합과 시만사회단체연대회의 및 주권자전국회의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파와 진영을 초월한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대량의 사표를 발생시키면서 표심을 왜곡하는 현행 선거제도는 승자독식의 기득권 정치구조를 만들어왔다”며 “특정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지역 일당 지배체제를 고착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선거제도 개혁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빗발치는 가운데 현행 선거제도인 소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문제점은 그간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지난 13대 총선부터 시작된 현행 국회의원 선거의 소선거구제는 1개 지역구에서 1명의 의원을 뽑는 방식이다. 이 소선거구제는 2위 이하 득표자들이 얻은 표를 모두 사표로 처리해 ‘승자 독식주의’를 낳고 지역주의와 거대 양당 체제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해철(왼쪽 첫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운영진 첫번째 운영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후 21대 총선에서는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보완하고 소수정당 원내 진입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이 받은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산출하고, 지역구 당선 의석을 제외한 나머지 의석수의 50%를 채워서 비례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역시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 정당 원내 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등 많은 비판을 받았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각각 19석과 17석을 가져갔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수 정당이었던 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은 각각 5석·3석·3석 확보하는 데 그쳤다.
 
현재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안 중 하나가 중대선거구제다. 중대선거구제는 1개 지역구에서 2∼3명의 의원을 뽑아 사표를 최소화하고 군소·신생 정당의 원내 진출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 역시 완벽한 제도는 아니다. 중대선거구제가 제3·4당의 원내 진입을 보장할 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이 한 지역구에 여러 명 공천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을 길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유권자가 많은 주요 지역들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양당의 기존 지역구 의원이 1~4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그 단적인 예가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도입된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충남 논산시의 경우다. 5명을 뽑는 충남 논산시 ‘가’ 선거구에 민주당이 5명, 국민의힘 4명, 정의당이 1명을 공천해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이 당선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정치권은 정개특위에서 현행 소선거구제·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정개특위는 정치관계법개선 소위원회를 열고 주 1회 이상 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여야 합의를 통해 4월10일 이전에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기로 했다.
 
현재 선거제도와 관련해 입법권이 부여된 국회 정개특위에 올라온 선거제도 개선 방안은 크게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개방형 비례대표제 △위성정당 악용 방지제 △준연동형비례대표제 폐지 등이 있다.
 
선거제도 개별 의원간 이해관계 첨예… 정당 지도부도 신중론 견지
 
이 같은 상황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선거제도는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자신의 선거구가 통합되거나 사라지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나오게 되므로 정당별 뿐 아니라 개별 의원 간 이해관계 역시 얽혀있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제도의 수혜를 보는 현역 의원들의 동의 여부가 선거제도 개편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행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그간 비판을 받은 위성정당을 금지하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선거제도 개혁의 어려움을 설명하기도 했다. 의원 별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한 사안이다 보니 개별 의원들이 선거제도에 대한 개선 의견이 있어도 밝히기조차 꺼린다는 것이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위원인 정희용(왼쪽), 장동혁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정개특위 위원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심 의원은 “지도부 눈치도 봐야 되고 대통령 눈치도 봐야 되고 그러니까 정개특위 위원들이 어떤 당적 방침이 없는 상황에서는 한마디도 안 한다”며 “당 대표들도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함부로 말 못 한다”고 밝혔다.
 
여야 지도부도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에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정개특위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지역구 사정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며 “의견을 모으는 게 대단히 어렵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12일 당 대표 취임 이후 진행한 첫 기자간담회에서 중대선거구제와 관련해 “유일한 방법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앞서 5일에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 쉽게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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