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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사법개혁 반대’ 국방장관 해임… 반대 시위 격화
부패 혐의에도 입법 강행에 수만 명 시위… 野 “레드 라인 넘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7 15:53:18
▲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사법개혁에 반대 입장을 밝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하자 이스라엘 전국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텔아비브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사법개혁에 반대 입장을 밝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64)을 해임하자 이스라엘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해임은 갈란트 장관이 논란의 사법 제도 개편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혁 강행에 연정은 물론 군과 경찰 등 사회 각계각층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민족주의-종교 연정은 출범 3개월 만에 위기에 빠졌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임자를 지명하거나 다른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갈란트 장관은 전날(25일) “사법 개혁이 국가 안보에 명백하고 즉각적이며 가시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시위에 참여하는 예비군의 증가를 포함해 정규군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 안보를 훼손하고 있다”며 입법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가 그를 해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갈란트 장관은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안보는 내 평생의 사명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올렸다. 갈란트 장관은 집권 연정 리쿠드당 소속으로 이스라엘 해군 제독 출신이다.
 
그의 해임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적으로 수만 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거리로 나섰다. 예루살렘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 집 밖에 모인 시위대는 한때 보안 경계를 뚫기도 했다. 그러자 경찰은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를 밀어냈다.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시위대가 주요 고속도로에서 모닥불을 피우기도 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시위대는 줄어들었고 결국 경찰이 강제로 해산시켰다.
 
그동안 이스라엘 집권 우파 연정은 이스라엘 헌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통해 막지 못하도록 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 선정 위원회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법 개혁 입법을 추진해왔다.
 
이스라엘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3개월째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동조해 이스라엘 예비역 군인들도 훈련 불참과 복무 거부를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와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국가 안보는 정치 게임에 쓸 패가 될 수 없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선을 넘었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네타냐후가 속한 리쿠드당 당원들에게 ‘국가 안보’를 망치는데 협력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달 초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사법부를 개편하는 방법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면 국가가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권 연정 내부에서도 사법개혁 중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의 측근인 미키 조하르 문화부 장관은 “총리가 사법 개혁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 당이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AP에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소한 3명의 리쿠드당 소속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가 결정한다면 사법개혁 입법 중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가치를 보호하라는 요구를 반복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인 아사프 자미르도 입법안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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