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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어때<66>] 컬리
유동성 시대의 끝… 컬리는 쿠팡이 될 수 있을까
지난해 매출 2조 원 돌파에도 영업손실 2300억 원으로 소폭 상승
추가 투자 필요한데 투자 한파… 1000억 원대 추가 투자 유치 시도
온라인 식료품 판매 점유율 쿠팡과 차이 커… “추가적 매출 확대 필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8 00:07:16
▲컬리의 동남권 물류센터 (컬리 제공)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컬리가 꾸준한 매출 성장에도 2000억 원대 영업손실 등 수익성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속적인 적자 속에서 매출과 물류 인프라 확대를 통해 흑자로 전환한 쿠팡의 사례가 있지만, 컬리가 쿠팡만큼의 규모를 확보하지는 못한 만큼 추가적인 성장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성장에 필수적인 투자 유치 또한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투자 호황 등 호재 끝… 경기 불황 속 수익성 필요성 커져
 
컬리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2022년 실적 공시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372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1조5614억 원) 대비 30.5% 늘어난 수치다.
 
거래액 역시 전년 대비 32% 늘어난 약 2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쇼핑 업계 평균 거래액 증가율 10.4배의 3배 이상 높은 수치로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영업이익 면에서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컬리의 영업손실은 2335억 원으로 전년(2177억 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2020년 매출 9531억 원에서 2021년 1조5614억 원으로 상승하는 동안 영업손실 역시 1163억 원에서 2177억 원으로 거의 2배로 늘어난 컬리는 매출액 대비 손실 비중을 2021년 13.9%에서 지난해 11.5%로 줄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컬리는 코로나19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크게 성장해 2021년 7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조 원이 넘는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올랐다. 컬리는 2021년 말 상장 전 자금조달 단계에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4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K-유니콘 기업의 첫 상장 사례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글로벌 경제 악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4조 원으로 평가받았던 기업 가치는 1조 원 아래로 떨어졌고 결국 상장을 취소했다. 이와 동시에 매출 성장에 가려진 적자 규모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적자를 감수하고 매출 규모를 키워 인프라를 갖춘 후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은 이미 많이 사용된 경영 방식이다. 미국 플랫폼 기업 아마존닷컴이 이러한 방식을 사용해 아마존식 성장 전략이라고도 불린다.
 
국내에서 비슷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이 쿠팡이다. 쿠팡은 2021년 3월 상장 이후 분기마다 2500억~5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항상 뒤따랐다. 그러나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갔고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플랫폼 기업이 ‘계획된 적자’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로는 특유의 소비자 의존성이 꼽힌다.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을 계속해서 사용하다 보면 해당 플랫폼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해당 플랫폼이 없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이 되면 수익성 강화 정책을 시행하기도 용이해진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 의지를 밝힌 후 유료 멤버십 가격을 월 2900원에서 월 4900원으로 올렸다. 기존 요금에 비해 요금이 70%나 오르면서 이용자 감소가 우려됐지만 쿠팡이 흑자로 전환하면서 이용자 감소보다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쿠팡식 성장 모델을 위한 필수 조건은 지속되는 투자 유치다.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도 투자는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통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투자 심리 또한 위축되면서 외부 투자를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커졌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6조6740억 원으로 전년(7조6802억 원) 대비 11.9% 줄었다. 2020년 벤처투자 금액은 4조3045억 원으로 2021년 투자 급증 이후 다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추세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이전같은 투자 열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컬리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헌이익 내세우며 흑자 전환 자신… 전문가 “매출 규모 더 확대돼야”
 
컬리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컬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956억 원이다. 2021년 말 컬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70억 원 늘었으나, 지난해 1월 2500억 원대의 투자 유치를 감안하면 약 2000억 원의 현금을 사용한 셈이다. 추가적인 물류 인프라 확보로 인건비 등 고정비가 상승하는 것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컬리는 기존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조달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6만 원 중후반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1000~1500억 원 정도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컬리 직원은 컬리의 재무 상황 및 투자 유치와 관련해 회사 내부에서는 재무 상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상장이 취소됐을 때도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최근 창원 물류센터 오픈 후 대구 지역 주문량도 만족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컬리는 '뷰티컬리' 런칭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컬리 제공)
 
컬리는 수익성과 투자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공헌이익 흑자를 내세우고 있다. 공헌이익은 판매 이익에서 변동비를 제외한 개념으로 공헌이익이 흑자지만 영업이익이 적자일 때 매출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흑자전환이 가능해진다. 컬리는 매년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공헌이익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헌이익 흑자만으로 컬리가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헌이익이 흑자라는 것은 간단하게 말해서 물건을 팔았을 때 마진이 높다는 뜻이고 비용 절감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이익이 많이 나야 한다”며 “그런데 공헌이익이 흑자이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크다는 것은 매출 규모가 작다는 쪽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마켓컬리의 매출은 성장하고 있으나 압도적인 규모를 갖췄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장조사기업 오픈서베이가 1월 발표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32.7%는 쿠팡을 주요 채널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전년(28.9%) 대비 점유율을 3.8%p 확대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컬리는 2위에 올랐으나 점유율 8.4%로 쿠팡과 격차가 크다. 아울러 △네이버쇼핑(7.7%) △이마트몰(6.5%) △홈플러스몰(5.8%) 등 3·4·5위와 격차는 적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식료품를 비롯해 거의 전 품목을 다루고 있는 만큼 쿠팡과 비교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컬리는 식료품 외에 다른 상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컬리는 ‘뷰티컬리’를 런칭해 뷰티 업종에도 진출했다. 뷰티컬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10일까지 메이크업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컬리는 뷰티컬리가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쿠팡과 비교했을 때 컬리가 대체 불가한 위치를 차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의존성은 플랫폼이 소비자의 생활의 일부가 돼 그 플랫폼이 없을 때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고 쿠팡은 실제로 소비자 의존성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의 경우 구매 주기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구매가 이뤄질지는 살펴봐야겠지만 컬리의 주력 상품인 식품의 경우 의존성을 만들어 내기 좋은 상품이다”며 “다만 모든 종류의 상품을 다루는 쿠팡보다는 의존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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