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원하는 기지개켜기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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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몸이 원하는 기지개켜기의 비결

기(氣)를 펴 올리고 열어주는 ‘5초의 기적’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4-27 08:23:56

새 봄을 맞아 나무가 기지개를 켜듯, 찌뿌둥하기 쉬운 우리 몸도 기지개켜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무심결에 기지개를 켜곤 한다. 경직된 몸을 스스로 풀어주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이다. 우리 몸이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에 24시간 내내 눌려 산다는 걸 상기하면 당연한 반응이다.그러나전신 스트레칭인 기지개켜기도 제대로 알고 해야 부작용 없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지개켜기는 ‘일상의 비타민’이라고도 표현할 만큼 한두 번만 해도 무겁고 찌뿌드드한 몸이 단박에 시원해지며 생기가 도는 걸 느낄 수 있다. 자주 하면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전신의 혈관과 신경 통로가 열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지개켜기는 준비 운동으로도 1순위다. 굳어있던 근육이 부드럽게 이완될 뿐만 아니라 근육과 관절 간의 협응력(서로 호응하며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도 좋아진다. 기지개켜기를 자주 할수록 눌려 있던 허리와 굽은 등이 펴지면서 척추에도 약이 된다. 쥐나는 증상과 담 결림이 잦은 사람에게 기지개켜기는 필수 스트레칭이다.

옆으로 기울여서 하는 기지개켜기는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 순환을 돕는다. 온 몸에 흐르며 이물질을 처리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림프절의 ‘하수도’ 기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가지 효과들로 인해서 기지개켜기를 ‘5초의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누워서 기지개켜기는 몸을 아래위로 동시에 늘일 수 있는 유일한 자세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기지개켜기는 성장기 아이들의 키 크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어른의 숨어있는 키가 나오게도 한다. 기지개켜기 자세를 기본으로 하는 요가 수련을 3개월 이상 꾸준히 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종종 놀라운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제 키가 커졌나 봐요! 이전에는 손이 닿지 않던,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낼 수 있게 되었어요!” 필자도 요가를 하기 전보다 키가 1.4cm 커졌다. 성장판이 닫힌 성인이니 키가 큰 게 아니라 몸이 펴진 결과다.

이렇듯 가성비 높은 기지개켜기지만 혈압이 높거나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기지개를 켤 때 혈압이 급상승하면서 경동맥이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일시적인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갑자기 기지개를 켜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서 현기증이 일어날 수 있다.

기저 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서서히 몸을 펴 주는 건 상식. 아침 기상 직후의 기지개켜기가 좋다고 하여 밤새 웅크려 있던 몸을 갑자기 확 펴면 오히려 쥐가 나거나 담에 결릴 수 있다. 어깨와 등이 굽고 거북목 상태인 사람도 마찬가지다. 준비 운동으로서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후, 등을 세우고 어깨 돌리기를 여러 번 하는 것이 좋다. 평소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사람에게 이 과정은 필수다.

숨어있는 키를 늘리는 기지개켜기의 핵심

올바른 기지개켜기의 핵심은 팔을 위로 쭉 뻗기 전에 먼저 옆구리와 어깨·등이 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팔꿈치를 구부린 채 팔 들어올리기’다. 팔꿈치를 펴서 다짜고짜 손부터 위로 뻗고 보면 어깨와 윗등을 펼 새가 없다. 그렇게 되면 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게 된다.

먼저 손은 깍지를 낀 채, 구부린 팔꿈치를 위로 들어올린다. 이때 깍지 낀 손은 얼굴 앞에 위치하며 손바닥은 정면을 향한다. 들어 올린 팔꿈치를 좌우 교대로 조금씩 더 밀어 올리며 옆구리를 점점 더 펴준다는 걸 의식한다. 옆구리를 충분히 펴 주어야 어깨와 등이 펴지고, 그래야 목과 어깨에 도움을 주는 전신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두 번째 순서는 앉거나 서서 기지개를 켤 때, 윗등(흉추) 부분을 누군가 뒤에서 앞쪽, 위쪽을 향해 밀어 올려준다고 상상하며 팔을 쭉 뻗어 올린다. 이때 숨을 내 쉴 때마다 손과 팔이 저 멀리 우주까지 뻗어나간다는 상상을 하면 갈비뼈 사이의 근육들도 깊게 스트레칭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소한 5초~10초 정도로 유지한다.

누워서 기지개를 켤 때의 중요한 포인트는 다리 스트레칭을 빠트리지 않는 것이다. 자기돌봄 프로그램 수강생들에게 “기지개를 켜세요”라고 주문하면 거의 다 팔만 뻗는다. 그래서 “발끝을 지그시 당겼다, 밀었다 하시면서 다리도 기지개 켜 주세요.” 라고 하면 그제서야 다리에 주의를 기울인다. 누워서 기지개켜기는 몸을 고무줄처럼 아래위로 동시에 늘일 수 있는 유일한 자세다. 숨어있는 키가 최대한 빨리 드러나는 절호의 찬스가 된다.

취침 직전과 기상 직후, 모든 일상의 틈새 시간을 활용하여 기지개켜기를 해보자. 나이 들면서 줄어드는 키도 살리고 몸도 살리는 ‘5초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 기(氣)를 펴 올리고 열어주는 기지개켜기를 자주 할수록 건강 적금이 쌓인다. 안 하는 만큼 손해다.

강윤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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