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높은 운동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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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가성비 높은 운동을 원한다면

코어 근육을 활성화하는 호흡법에 맡기세요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5-11 08:26:27

새해에 야심차게 세웠던 운동 계획이 무너지기 쉬운 봄이 찾아왔다. 거기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부모·자식 노릇 하느라 바쁘다 보면 운동할 겨를이 없는 데다 자꾸 미루게 된다. 그런 와중에도 운동 효과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잠깐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요가 강사나 헬스 트레이너들은 수강생들에게 “숨 참지 마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숨을 참고 용만 쓰는 수강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숨쉬기가 빠진 운동은 헛고생이 되기 십상이다. 대부분의 운동에서 호흡은 ‘주연급 조연’ 역할을 한다.

호흡을 책임지는 근육들은 코어 근육에 속한다. 그러므로 숨을 참고 운동을 하면 코어 근육은 작동하지 않는다. 중량이나 운동 강도를 높여도 팔다리 근육만 단련될 뿐, 호흡이 빠지면 코어근 발달은 물 건너간다. 몸의 중심(core·코어)부를 잡아 주는 코어 근육이 튼튼해야 일상에서나 운동을 할 때 자세가 바르게 잡히고, 운동의 효율도 높아진다. 코어의 활성도 여부가 호흡에 달려 있는 셈이다.

운동의 가성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숨을 쉴 때 복부를 써야 한다. 복부 근육들은 대표적인 코어근이기 때문이다. 가슴이나 어깨를 들썩거리는 숨쉬기로는 어림없다. 등이 심하게 굽어서 목으로 호흡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하면 운동의 효율은커녕 운동을 하는 족족 두통이나 어깨 결림에 시달릴 확률이 높아진다. 자세를 바로 하고 누운 자세에서 편안한 ‘복식호흡’ 연습을 먼저 해야 한다.

휴식이든 운동이든 복식호흡이 그 효율을 좌지우지한다. ‘복식호흡’이란 ‘깊은 폐호흡(흉식 호흡)’의 결과로 복부가 움직이게 되는 호흡이다. 흔히 말하는 ‘심(深)호흡’, 즉 깊은 호흡의 다른 표현이 복식 호흡이다. 숨을 깊게 마실수록 폐로 공기가 많이 들어오고 그 결과 폐의 수많은 공기 주머니들이 풍선처럼 부풀면 바로 아래에 있는 횡격막(가로막)이 복부 내 공간으로 밀려 내려가서 뱃속이 좁아진다. 쉽게 말해 복식호흡은 폐가 부푸는 만큼 배도 부풀어 오르는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숨이 얕아서 복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복부를 쓰지 못하니 힘만 들고 운동의 효과는 적다. 숨을 내쉴 때 배가 당겨지고, 마시는 숨에 배가 나오는 복식호흡을 자주 연습하면 ‘흡기’ 근육, 즉 들숨에 쓰는 근육을 강화할 수 있어서 호흡량도 늘어나게 된다.

들어오는 공기량이 많아지면 코어 근육들이 활성화된다. 이는 근육의 발달로 이어지고 덩달아 호흡량도 증가하게 된다. 또 호흡량이 증가하면 복근과 같은 코어 근육이 발달한다. 이렇듯 호흡과 코어근은 서로 시너지를 내는 관계이기에 복식호흡과 운동은 찰떡궁합이다.

스포츠과학과 운동처방 재활 분야의 실험에 따르면 가슴만 들썩이는 호흡과 역동적인 복식 호흡 간에는 차이가 많다. 근육의 활성도 측면에서 복식호흡은 ‘복직근’은 1.8배, ‘외복사근’이라고 부르는 복부 코어 근육은 5.6배 강화시킨다. 복식호흡만으로도 기본 근육 운동이 되는 것이다. ‘숨쉬기 운동’이라고 부를 만하다.

‘초콜릿 복근’을 만들기 위해 많이 하는 ‘크런치(윗몸 반쯤 일으키기)’ 운동도 복식호흡과 같이 하면 20개를 했을 때 40개 하는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신 근육 운동으로 유명한 ‘플랭크’도 호흡을 강하게 하면 갈비뼈와 골반의 사이가 조여지면서 코어가 강력해진다. 복근 활성도 실험에서 강한 복식호흡과 플랭크를 병행했을 때 3~6배까지 운동 효과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이처럼 운동의 효율은 ‘역동적인 복식호흡’에 달려 있다. 이 호흡은 날숨에 배꼽이 등에 닿을 때까지 숨을 충분히 내뱉는다는 느낌으로 하는 게 핵심이다. 숨을 내뱉을 때 복근이 강하게 수축되기 때문에 이를 ‘코르셋 효과’라고 부른다. 마치 허리를 날씬하게 잡아 주는 여성용 속옷 ‘코르셋’처럼 배를 탄탄하게 조여 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호흡근이 약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하면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호흡근이 약하면 공기를 내뱉은 만큼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일시적으로 산소 부족 상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게 서서히 호흡근을 단련시켜야 한다. 호흡의 길이는 날숨은 4~5초, 들숨은 3~4초 정도를 기준으로 하되 복식호흡이 처음이라면 무리되지 않는 길이를 찾아본다.

역동적인 복식호흡은 배에 천연 ‘코르셋’을 착용한 효과를 준다. 복식호흡을 다른 운동과 병행할 때는 물론이고 집 안에서 몇 발짝 이동할 때, 여행 중일 때에도 적극 시도해 보자. 분주한 일상에서 의외의 운동 효과를 경험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강윤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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