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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18 유공자 언론인 181명 중 135명 가짜… 추악한 ‘숟가락 얹기’
135명은 다른 노동·학생운동 했거나 공적 또는 피해 사실조차 없어
전·현직 신문기자 74명으로 가장 많고, 방송 관계자 42명이나
가짜 의심되는 언론사 대표·주필·편집국장 등 고위 간부 71명 등재
특별취재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30 00:00:25
 
▲5·18 유공자 50여 명이 지난해 11월9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5·18 가짜 유공자 척결하고 국가유공자 예우하라”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남충수 기자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등록된 4346명 중 상당수가 5·18과는 무관하다는 본지 단독보도[2023.5.18일자 1, 가짜 판치는 5·18 유공자진실을 묻다]와 관련, 언론계에도 가짜로 의심되는 유공자가 135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1·2차 명단을 단독 입수해 분석작업을 벌여왔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인사 중 일부는 5·18이 아닌 노동운동 등 다른 민주화운동을 했거나 공적 또는 피해 사실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본지에선 사회 정의 구현에 앞장서야 할 언론계에서 유독 가짜로 의심되는 유공자가 많아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의미로 5·18 유공자로 등록된 전·현직 언론계 인사들부터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2020년과 2021년 대법원에서 주요 정치계 인사 등 공인을 제외한 일반 유공자들에 대한 명단 비공개는 정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개인을 특정지을 수 있는 실명이나 소속·나이·공적 내역 등은 신중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 5·18 당시 신군부 대항 언론인 46명에 불과
 
해당 명단과 공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유공자 중 전현직 언론인만 총 181명으로 정치인(310) 다음으로 많았다. 5·18 유공자로 등록된 전·현직 언론인 중 46명은 실제 5·18 당시 신군부에 대항하거나 언론검열에 반대하다 해직되거나 투옥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언론사 기자로 근무하며 5·18 당시 신군부의 언론검열 반대운동에 앞장서고 신문 제작 거부운동 등을 하다 해직되기도 했다.
 
광주지역 방송사 기자를 하던 ○종 씨는 1980516일 광주 동구 가톨릭센터에서 개최된 자유언론 수호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왜곡된 기사 보도를 거부하고 진실을 보도한 사실로 같은 해 813일 해직됐다.
 
중앙 일간지 기자였던 박○득 씨 또한 19805월 언론검열 반대 및 신문 제작 거부 결의대회에 동참하고 5·18 민주화운동 및 시국사건에 대한 검열 반대운동에 참여하다 같은 해 7월 해직됐다.
 
하지만 유공자로 등록된 나머지 전·현직 언론인 135명은 5·18과 무관한 노동운동이나 학생운동을 한 이력이 있는가 하면, 이들 대부분은 아무런 공적이나 피해 사실조차 없었다.
 
유공자로 등록된 인사 중 전 중앙 일간지 기자 김○현 씨는 197410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채택, 민주화 운동과 인권탄압 등에 대한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유공자로 선정됐다. 잡지사 편집장이던 김○도 씨198727일 명동성당에서 박종철 사망 관련 유인물을 낭독하는 등 집회를 주도해 5·18 유공자가 됐다.
 
◇ 인우보증 편법 동원 유공자 등록
 
5·18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유공자로 선정된 이들은 대부분 민주화명예란 이름을 빌어 유공자로 등록됐다.
 
가짜 유공자로 의심되는 유공자 중 아예 공적 내역이 없는 경우도 태반이다
 
모 일간지 회장인 한 인사는 유공자 명단에 소속과 성명·생년월일만 기재돼 있을 뿐 공적이나 피해 사실란은 비어 있다. 전직 방송국 PD이던 한 인사는 국가 폭력을 다룬 프로그램을 제작해 프로듀서상을 받은 이유로 유공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송국 아나운서를 지낸 한 인사는 공공기관 대표 등을 역임한 이력은 있지만 5·18과 연관된 이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짜 유공자로 의심되는 이들 중 전·현직 신문기자가 7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방송계 종사자가 42, 잡지·출판사에 근무했던 인사가 각각 9명이다. 나머지 10명은 언론학회나 기자협회·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이다.
 
이들을 직급별로 보면 언론사 대표나 발행인이 18명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국내 경제지 사장·지역 방송국 사장·지역 신문사 대표 등도 포함돼 있다.
 
또 주필이나 논설위원·편집국장 등 언론사 고위 간부가 53명이나 됐으며, 일반 기자나 PD 등이 6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5·18 유공자 명단에서 이들의 공적 내용은 모두 공란으로 비어 있어 인우보증등 편법을 동원해 유공자로 등록됐을 합리적 의심을 사고 있다.
 
인우보증이란 기존 5·18 유공자가 구두로 보증만 해주면 누구나 별다른 증거가 없어도 유공자가 될 수 있는 제도다. 5·18민중항쟁구속자회와 5·18민중항쟁부상자회 등 관련 단체는 허위로 등록된 유공자들을 척결해달라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박남선 5·18기동타격대 상임고문은 민주당 정권하에서 과거 전두환 정권에 탄압을 받았다며 일부 기자들이 끼리끼리 선정해주다 보니 가짜 유공자 언론인들이 넘쳐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 기자나 PD들은 5·18 관련 보도 한번 내보냈단 이유로 자신이 유공자라고 등록을 신청한 경우도 많다이런 식이라면 5·18 당시 실상을 해외에 알렸던 외신기자들도 모두 다 유공자가 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 유공자 명단 공개, 대법 판결로 오락가락
 
한편 대법원은 5·18 유공자 명단과 관련해 두 가지 상이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2010월에는 C씨 등 3명이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5·18 민주화유공자 명단 비공개는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20184월과 5월 국가보훈처에 5·18 민주 유공자의 이름과 유형별 공적 사유 등을 알려달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국가보훈처는 유공자 명단은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비공개 대상이라며 이들이 낸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했다.
 
반면 20216월 대법원은 시민단체 자유법치센터의 장달영 변호사가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상고심에서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설훈 민주당 의원·민병두 전 민주당 의원 3명에 대해 국가보훈처 등록정보를 공개하라고 확정판결했다.
 
이 전 대표 등이 20대 국회의원으로 공인의 신분이고, 이들이 유공자에 해당하는지와 그 사유가 무엇인지 등에 관한 사항이 이미 사회적 관심 사항으로 공론화돼 있다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기여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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