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혁신기업 육성 위해 지역벤처금융 육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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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청년들이 지방에 머물 수 있는 경제환경 조성 시급
작년 정부 벤처투자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 80% 집중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7-03 06:32:00

비수도권에서 매년 대학 졸업생 20여만 명 중 10여만 명의 청년들이 판교밸리와 같은 정보기술(IT)기업의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비수도권에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은 취업난·높은 집값·교통난 등으로 결혼 연령을 늦춰 저출산과 경제성장 둔화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2022년 서울의 합계 출산율은 0.59로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 0.7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저출산은 잠재성장률의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합계출산율 0.25%p 하락시 잠재성장률이 0.9%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 수준이므로 지금과 같이 합계출산율이 하락하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수년 내 1%대로 추락해 한국경제는 일본과 같은 장기저성장의 ‘잃어버린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균형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경제의 장기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 청년들이 지방에 머물 수 있는 경제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수도권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이 산학과 벤처금융이 융합된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이 지방에도 시급하다.

윤석열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비수도권 광역메가시티 전략을 추진하려고 있다. 하지만 비수도권 광역메가시티 지역에는 혁신기업이 포진되어 있으나 장기간의 대학 반값 등록금 등으로 대학재정이 피폐해져 대학 연구소의 혁신역량이 부족하고 벤처금융이 없어 IT밸리가 조성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도 각종 창업생태계 지원정책이 캠퍼스혁신파크·팁스타운·산학융합지구·스타트업파크 등 여러 정책이 정부 부처별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에 중요한 벤처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2022년도 경우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 79.7% 집중되어 있어 지방 스타트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총 벤처투자 5조7183억 원 중 서울 3조3913억 원, 경기 1조996억 원 등 서울 경기 인천이 4조5608억 원으로 79.7%를 차지했다. 나머지 지자체 중 대전(3557억 원) 부산(1299억 원) 충남(1122억 원) 경북(1149억 원)이 1000억 원 이상 투자되었고 그외 지자체에서는 불과 수백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벤처금융이 거의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혁신적인 창업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아 결국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가속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 전체 벤처투자의 12.5%만 순수 민간벤처투자일 정도로 민간벤처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정책 관련 투자 의존도가 과다해 3년 미만 창업기업에는 약 30%만 투자되는 등 업력이 3, 4년 지난 안정적인 성장 단계에 투자가 치중되고 있어 창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간 중심의 벤처금융 육성 등 지역혁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민간 중심의 지역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지역벤처금융 창업을 위한 제도기반 구축, 투자벤처금융 회수 위한 인수합병(M&A) 시장 육성, 지역벤처캐피털 육성 등 종합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역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지역민간벤처금융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벤처금융은 고위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금융이므로 특히 지역에 설립하는 벤처금융에 대해서는 금융지원 세제지원 규제완화는 물론 지역벤처금융 종사자들의 정주여건 조성 등 다각적인 지원정책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투자된 벤처기업이 성장해 감에 따라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코넥스 코스닥 M&A 시장이 회수시장이다. 회수시장이 발달 안 되면 고위험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금융이 활성화되지 못한다. 회수시장 중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에는 M&A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중요하다. 금산분리 규제와 계열사 간 거래 금지 규정을 완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기업벤처금융(CVC) 시장도 벤처기업 육성에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CVC를 모기업 소유자의 지분 편법승계를 위한 수단 또는 지배구조 확장수단 등 부정적으로 인식해 오면서 CVC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대기업집단 64개 중 15개 집단이 17개 CVC를 보유하고 있는 정도다.

지역 민간벤처금융의 육성을 위한 제도 구축, 벤처기업에 투자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M&A 시장의 활성화, 그리고 CVC 시장의 육성 등이 지역혁신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청년들의 수도권 진입을 줄여 저출산 저성장을 해소하고 추락하는 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는 중요한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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