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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임시총회를 열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새 회장을 추대하는 일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다음 달 22일께 임시총회를 열어 한경협으로 명칭을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으로 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한다.
이 자리에선 차기 회장 선임안도 함께 상정될 전망이다. 2월23일 취임한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6개월간만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임 회장 후보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경련이 4대 그룹에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가 가시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이들 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했었다.
한경협 가입을 놓고 4대 그룹 사이에선 온도차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가입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방향이 굳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 이들 그룹의 선대 회장들이 모두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는 등 전경련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입 시기가 관건이다. 8월 전경련 총회와 맞물려 4대 그룹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전경련은 지난 5월에 명칭 변경안과 정경유착 근절을 위한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안, 싱크탱크 기능 강화안 등 혁신 방향을 발표했었다. 아직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4대 그룹이 불과 3개월 만에 한경협에 전격 합류할 명분이 아직 약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의 한경협 가입 결정에 관여할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18일 “전경련에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 삼성이 재가입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경협 가입 요청 공문 발송은 일종의 수순 아니겠나”라며 “전경련이 4대 그룹에 명분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혁신안을 내놓지 않으면 가입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도 이를 의식한 듯 전경련 시절의 과오에서 벗어나려고 출범하는 한경협은 새로운 단체임을 내내 강조하고 있다. 특히 4대 그룹 가입과 관련해서는 ‘전경련 복귀’라는 표현을 꺼리고 있다.
야당과 시민사회에선 4대 그룹의 한경협 가입 여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일 성명에서 “현재 재벌과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 전경련 외에도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있다”며 “4대 그룹이 다시 전경련에 가입한다면 국민은 재벌들이 뭉쳐 과거와 같이 제2의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4대 그룹의 한경협 가입 논의는 한경협이 공식 출범하고 신임 회장이 대외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나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임 회장이 취임한 뒤 조직 혁신 각오를 밝히고 4대 그룹에 가입을 요청하는 등 노력할 수 있는 여지를 준 뒤 내년쯤 분위기가 조성되면 합류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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