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부통제 사고 이어지자 금감원 ‘CEO 문책’ 입법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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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별 책임 범위 명시하는 ‘책무 구조도’ 도입
경남은행부터 국민은행·대구은행 등 사건 이어져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13 13:44:29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 업무협약식'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대형 금융사고 등이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물리는 법률 개정안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3일 금융당국·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위한 의원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법안에는 내부 통제 관련 임원별 책임 범위를 사전 확정하는 ‘책무 구조도’ 내용이 포함된다.

책무 구조도에는 CEO의 책임도 분명히 한다. 대형 금융사고나 횡령 등 조직적·반복적 사고가 밝혀지면 CEO도 문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한다.

현행법상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만을 명시하고 임원별 구체적 책무가 정해져 있지 않다. 개정안에는 임원별 책무를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문서화하도록 한다.

최근 은행권 대형 비위가 연이어지면서 내부통제 강화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최근 경남은행에서 500억 원대 횡령이 발생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이 업무상 알게 된 고객사들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127억 원 규모의 주식 매매 차익을 챙긴 사실까지 연이어 밝혀졌다. DGB대구은행은 고객에게 고지하지 않고 문서를 꾸며 증권계좌 1000여 개를 개설했다는 의혹도 터졌다.

이 같은 사건들은 내부통제 시스템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외부 민원이나 수사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책무 구조도가 진작 도입됐다면 명확한 책임 규명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체계 재점검 요구도 커지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은행권 내부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됐었다는 점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도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의 허위·거짓 보고가 많았다고 보고 보고 검증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다. 실제로 경남은행은 횡령 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제도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금감원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0일 “보고된 내용에 오류가 있으면 의미 있는 것들에 대해 교차 점검할 수 있는지를 살펴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관행적인 측면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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