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새출발 ‘한경협’ 한국경제 선진국 도약 디딤돌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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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환경조성 과제
퍼스트무버 초격차기술 선도기업 육성에 전심전력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28 06:31:40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임시총회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려 전경련후신으로 새롭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출범했다. 초대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선임됐다. 류진 초대 회장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국민경제의 미래를 위해” “기업보국(企業報國)의 소명”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취임사에서 밝혔다.

류 회장은 새롭게 탄생한 한경협이 창립 당시의 이름과 같다는 점을 언급하여 “1961년 창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최상위 과제는 국민의 신뢰 회복”으로 “국가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의 글로벌 도약 △국민과 소통하는 동반자 △신뢰받는 경제단체 등 세 가지를 약속했다.

한경협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신뢰받는 경제단체로 거듭하는 것은 물론 기본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글로벌 도약을 위해 한경협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그야말로 험로다. 우선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격화되고 있는 미·중 기술전쟁을 돌파할 수 있는 퍼스트무버 초격차기술 선도기업의 성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기업의 입장에서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건의해야 한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지만 부족해서 우리나라의 청년고용률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고 구직단념자는 높은 수준이다. 2021년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13~34세의 청(소)년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이 21.6%, 공기업이 21.5%, 국가기관이 21.0%인 반면 중소기업은 4.4%, 벤처기업은 2.4%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기업 비중은 0.1%에 불과하고 중소기업의 비중은 99.9%인데,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의 성장이 어려운 환경이다. 법인세 상속세가 세계 최고의 수준이고 상속세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할증까지 부과되는 데다 각종 규제도 겹겹이 쌓여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이 대기업까지 성장하기 위해 총 275개의 규제를 돌파해야 한다고 하니 가히 규제천국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반(反)대기업 정서와 이를 반영한 정치권의 반기업 입법의 결과다.

그 결과 한국의 중소기업 고용비중은 선진국의 거의 두 배 수준이며 대기업 고용비중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과 연계하여 보면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이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적은데 이는 낮은 청년고용률과 높은 구직단념자 비율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만연한 반대기업 정서와 정치권의 반대기업 입법 러시를 돌파해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규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가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시장경제 교육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미·중 기술전쟁을 돌파할 수 있는 퍼스트무버 초격차기술 선도기업 육성을 위해 전심전력해야 한다. 지금은 미·중 간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전략기술을 두고 상호 양보할 수 없는 첨예한 기술전쟁이 격화되는 시기다.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 안보상 동맹강화가 불가피한 미국은 반도체 등 전략산업의 대(對)중국 투자와 수출을 제한하고 있어 당장 한국의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1997년 위기 이후 최장기간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격화되는 미·중 기술전쟁에도 미국과 중국이 사지 않을 수 없는 퍼스트무버 초격차기술 선도기업의 육성이 미·중 기술전쟁에 따른 미·중간 넛크랙커(호두까기 기계·선두주자와 후발주자에 끼여 곤경에 처한 상황을 비유)를 돌파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한경협은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미·중기술전쟁을 돌파할 수 있는 퍼스트무버 초격차기술 선도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새로운 뉴비젼을 제시하고 달성에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미국기업연구원(American Enterprise Institute·AEI)과 후버연구소(Hoover Institution), 영국의 아담스미스연구원(Adam Smith Institute)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 연구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시장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연구원들과 교류하고 우수연구인력을 충원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시장경제정책연구 시스템을 갖추어 퍼스트무버 초격차기술선도기업 육성을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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