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집권 16개월 만에 출범한 지방시대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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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는 지방시대” 尹 당선 초부터 강조
지역 균형발전은 국가소멸 막기 위한 중대 선택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9-18 06:31:30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지방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 정부는 모든 권한을 중앙이 움켜쥐고 말로만 지방을 외치지 않고, 그런 과거의 전철을 절대 밟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정한 접근성, 지역 재정자주권 강화, 지역 비교우위 산업에 대한 중앙정부 지원 등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열거하고 교육이 지역발전의 핵심이며 지역산업과 연계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역 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지원, 정주여건 개선, 토지 규제권한의 지방 이양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지역별 거점을 육성하고, 1000개 이상의 디지털기업이 집적되는 디지털혁신지구를 5개 이상 만들고 “국민 누구나 거주지 인근에서 필수 의료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권역별 문화도시를 지정해 문화 접근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지방시대위원회는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대한민국 문화도시) 등 4대 특구를 중심으로 한 5대 전략, 9대 정책을 발표했다. 5대 전략은 ①자율성을 키우는 과감한 지방분권 ②인재를 기르는 담대한 교육개혁 ③일자리 늘리는 창조적 혁신성장 ④개성을 살리는 주도적 특화발전 ⑤삶의 질을 높이는 맞춤형 생활복지 등을 골자로 한다. 9대 정책은 ①기회발전특구 지정 ②교육자유특구 조성 ③지방 첨단전략산업 육성 ④지방 신산업 생태계 조성 ⑤매력 있는 농어촌 조성 ⑥지역 문화·콘텐츠 생태계 조성 ⑦도심융합특구 조성 ⑧지방 킬러규제 일괄 해소 ⑨지방분권형 국가로의 전환 등이다.

‘기회발전특구’에서는 법인세·양도세·가업상속세 등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수도권 기업의 지역 이전과 투자 확대의 걸림돌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교육자유특구’에서는 지역 공교육 혁신과 지방대학 육성이 이뤄진다. 이미 지방에 우수 글로컬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비수도권 대학 30개교에 각 5년간 1000억 원, 총 3조 원 투자를 목표로 현재 선정 단계에 있다. 여기서 계약 학과 등으로 양성된 우수인재들이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등 지역 우수기업에 취업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산업과 교육 생태계 주체들이 협력해 지방 인재 양성·정주 지원을 종합적으로 진행한다.

'도심융합특구'는 지역판(版) 판교테크노밸리 사업이다. 테크노밸리에서는 청년들이 원하는 첨단 양질의 일자리들이 창출된다. 일자리뿐 아니라 청년들이 선호하는 주거·문화시설을 집약한 복합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5대 광역시(대전·대구·부산·광주·울산)를 중심으로 지역별 특색에 맞는 도심융합특구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문화특구’는 지방의 관광자원과 문화를 자산으로 키워 내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7개 권역 13개의 문화도시를 지정해 3년간 최대 200억 원을 지원한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윤석열정부는 지방시대”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지방시대 정책의 골격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위에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김병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필자가 간사가 되어 여러 인수위원·전문위원들과 함께 지역균형발전 지방분권의 골격을 마련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인데 서울은 0.5에 불과하다. 취업준비·주거 마련 등의 어려움으로 결혼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원인인데 서울 등 수도권이 더욱 심하다. 그런데도 양질의 대학교·직장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매년 비수도권에서 대학 졸업생 20여만 명 중 10여만 명의 청년들이 판교밸리와 같은 고임금 양질의 IT기업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출산은 노동력 감소로 이어지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는 합계출산율이 0.25명 감소할 경우 성장률이 0.9%p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마디로 지역 균형발전은 한국의 침몰을 방지하기 위한 절대절명의 선택이다.

필자도 서울지방시대위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새로 선임된 지방시대위원들이 소임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인수위에서 골격을 마련했던 위원들이 거의 대부분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된 데다 전문성이 약해 제대로 추진될 것인가 하는 우려가 일부 언론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재정지원이 중요한데 기획단에서 종래 포함되어 있던 재정주무부처가 제외된 점도 추진동력 약화 원인으로 대두돼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시대위의 큰 업무가 지역 균형발전·지방분권이라는 대통령 지역공약 이행 지원이다. 대통령 지역공약을 챙기는 조직이 눈에 띄지 않는 점도 보완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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