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지역 3선’ 초과 금지… 2호 혁신안에 與 ‘발칵’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인요한, 파격 카드 내놔… 불체포 특권·의원수 축소도 포함
TK 의원들 “경쟁력이 우선” 강력 반발… 채택될지는 미지수
印 “큰 틀에서 정치인들이 희생해야 국민들이 이득” 강조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02 13:31:20

▲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0월3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영남(嶺南)중진 험지 차출’에 이어 ‘동일지역 3선 초과 금지’를 2호 안건으로 예고해 당내 거대한 파장이 일고 있다. 환영의 목소리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가 공존한다.

인 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이 2호 안건을 묻자 “금요일(3일)에 결론 나온다”고 답했다. 1호 안건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취소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정된 이날 인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호 안건으로 동일지역 3선 초과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 지역구에서 세 번하고 다른 지역구로 옮기는 아주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오가고 있다”며 “3선 이상 한 인기 있고 노련한 분이면 자기 지역구를 바꿀 옵션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중 한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인 의원은 22명. 그 중 12명이 영남권이며 충청 5명, 경기‧인천 3명, 강원 2명 순이다. 아직 ‘연임’ ‘중임’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나 인 위원장의 영남중진 수도권 차출 주장이 동일지역구 3연임 초과 금지와 맞물리면 영남권 공천에 대격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영남권 중심으로 동일지역 3선 초과 의원들 사이에선 “해당 인물들로선 다른 지역구를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당내 갈등만 커질 것” 등 반발이 크다. “경쟁력 있는 3선 초과 의원들을 잘라냈다가 해당 지역을 야당에게 빼앗기면 누가 책임지냐”는 위기의식 또한 묻어난다.

동일 지역 3선 초과 의원들 대신 만약 ‘검사 공천’ 내지 ‘친윤 공천’이 이뤄지면 역효과만 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앞서 당 혁신위원장을 지냈던 최재형 의원은 “그 자리에 누가 들어오느냐가 문제”라며 “권력에 가까운 친분 등으로 공천받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게 혁신위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2호 안건으로 동일 지역 3선 초과 금지가 채택될지 미지수다. 당장 당 지도부 중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 3선의 유의동(경기 평택을) 정책위의장 등이 동일 지역 3연임 초과 금지 조건에 부합한다. 친윤 핵심 가운데 4선의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 3선의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 등이 해당된다.

다선 중진들 중에서도 5선의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 4선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등이 있다. 김기현(울산 남구을) 대표는 중간에 울산시장을 지내 연임은 아니지만 동일 지역구 다선(4선)이긴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1일 논의한 2호 안건 즉 ‘국회의원‧정당인‧정당의 희생’ 중엔 동일지역 3선 초과 금지뿐만 아니라 불체포·면책 특권 제한, 의원정수(定數) 축소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공천과 직결돼 반발이 거셀 ‘3선 초과 금지’ 대신 ‘특권 제한’ 등을 2호 안건으로 올릴 수도 있다. 인 위원장은 “큰 틀에서 정치인이 희생하고 국민이 이득을 봐야 한다고 보면 된다”며 구체적 논의 상황은 함구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