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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와 같아 경제사회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절하고 있다. 민주당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을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고 일방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거나(노조법 2조) 폭력·파괴 등 직접손해를 제외하고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 등(3조)이 핵심 내용이다. 이러니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앞장서고 의석수로 반(反)기업 악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여당 못잖게 국정에 책임이 큰 제1야당이 말로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기업 숨통을 죄는 법을 양산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로 구성된 경제6단체가 한 목소리로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입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계는 “개정안은 노사관계를 파탄 내고, 산업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세대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악법”이라며 “국회가 개정안 입법을 중단해야 최소한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제조업이 업종별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원청 기업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반기업 친노조 악법’이 시행되면 원청 기업은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산업 공동화가 현실화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게 불 보듯 훤하다. 수백 개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 사업주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경제계가 특히 우려하는 바는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해 산업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개정안에 따르면 부당해고나 해고자 복직과 같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물론 투자 결정과 사업장 이전 등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밝혔듯 노란봉투법은 산업현장에 막대한 혼란 야기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은 여전히 엄중하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단독으로 노란봉투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것은 국정의 책임이 있는 다수당으로서 무책임한 행태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특히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노조 위주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는 헌법과 민법 위배 소지가 클 뿐 아니라 그간 애써 쌓아 온 우리 노사관계의 기본 틀을 후퇴시킬 수 있기에 폐기되는 게 마땅하다. 국회에서 여야 간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뒤 제3의 법안을 마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복합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의 경제·안보 현실을 지혜롭게 타개해 나가기 위해선 정치권의 협력이 요청된다.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러한 때 민주당이 총선 때 노동자 표만을 생각해 무분별한 포퓰리즘적 법안 마련에 매몰돼 헤어나지 못하면 국민 일반의 매서운 심판이 있을 것임을 깨우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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