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돌려막기’ 한계… 카드 대출금 연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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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2.9%
카드론 잔액도 지난해보다 43% ‘껑충’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14 11:01:46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다. 카드론 대환대출 이용자도 덩달아 급증하면서 업계에서는 고금리의 악순환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시중은행·지방은행 등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이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2.0%였던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0.9%p 오른 셈이다. 연체율은 원금을 하루 이상 연체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데 2015년 8월 3.1%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014년 11월 3.4%로 가장 높았다가 지난해 9월 1.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1월 2.2%까지 오르더니 2월 2.5%·5월 2.7%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 말 기준 일반은행 가계대출 연체율(0.4%)과 기업대출 연체율(0.5%)도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카드대출 연체율보다는 낮은편이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연체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카드 빚을 갚지 못한 서민이 급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하고 나오고 있다. 은행 카드 대출자는 가계대출 등과 비교해 소액이고 다중채무자가 많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소액 대출조차 제때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저신용자의 ‘빚 돌려막기’를 나타내는 지표도 나왔다.

1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9월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조370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43% 오른 수치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차주들이 만기 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재심사를 받아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급증했다는 것은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저신용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만기가 늘어나지만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기존에 받았던 대출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게 된다. 이 같은 대환대출자가 늘었다는 것은 경제 상황이 그만큼 나쁘다는 것을 대변한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빚 돌려막기’의 악순환도 시작된 모양새다.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최근 카드론 평균 금리는 15% 수준이다. 카드사들이 수익성·건전성을 위해 카드론 공급을 줄이는 추세가 이어져 연 20% 가까운 금리로 상환하는 차주들도 많다. 연 20%는 법정 최고금리다.

자연스레 5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하나·우리)의 평균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해당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평균 연체율이 1.34%로 1.27%를 기록한 2분기보다 높아졌다.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건혁 기자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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